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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자기소개서 쓰다 등단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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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13회 작성일 14-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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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2

[머니투데이 도병욱기자]"학점, 토익 올려놓고, 자격증 공부에 시달리고 나니 삶이 밋밋해서 걱정이네요"

이달 들어 은행들이 하나둘 채용공고를 내면서 금융권에 입사하려는 이들이 '특이한 경험' 찾기에 나섰다. 심상치 않은 자기소개서 항목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들이다.

현재 채용을 진행 중인 신한은행의 자기소개서 항목은 지원자들 사이에서 '신한문예'로 불린다. 자기소개서 질문이 답하기 쉽지 않은 문항으로 구성돼있는데다 제한 글자 수도 많은 까닭이다.

'비록 자신이 신뢰를 저버리고 싶은 유혹에 빠졌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 손쉬운 일이었지만 결국 신뢰를 지킬 수 있었던 사례에 대해 기술하라'는 항목이 대표적인 예다. '자신이 주도적으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팀의 일부나 조직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던 경험을 기술하라'는 항목도 있다.

지원동기 및 포부, 성장과정을 묻는 항목의 제한 글자 수는 약 3300자(6500바이트). 이 기준에 맞출 필요는 없지만, 제한 자수와 비슷한 수준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지원자에게는 만만치 않은 분량이다.

상반기에 채용을 마무리한 SC제일은행의 자기소개서 항목도 만만치 않다. 'SC제일은행에 입사해 첫 출근날이라고 가정하고, 하루를 기술하라'는 문항과 'SC제일은행의 경영진이라면 변화시키고 싶은 것 한 가지와 그 방법에 대해 기술하라'는 문항이 지원자들이 작성하기 어려웠다고 꼽은 대표적인 질문이다.

역시 상반기에 채용을 실시했던 외환은행 자기소개서에도 '과거를 지울 수 있는 지우개가 있다면 무엇을 지우고 싶은가', '당신을 표현할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든다면 어떤 의미를 담고 싶은가' 등 심상치 않은 질문들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금융권 지원자들이 "은행보다 더 어렵다"며 손사래 치는 곳은 따로 있다. 바로 14일 서류접수를 마감하는 금융감독원.

금감원의 자기소개서는 5개 파트, 18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예를 들어 목표 달성에 관한 파트에 대해서는 '설정한 목표에 몰입한 계기', '목표 달성을 위해 기울인 노력', '목표 달성의 장애물', '목표달성 성공 여부 및 교훈'을 묻는 방식이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기존 시스템을 개선한 경험을 묻는 파트에서는 '개선이 필요했던 부분과 해결 아이디어', '아이디어 채택을 위한 노력', '아이디어 채택 여부 및 교훈'을 기술하라고 요구한다.

금감원이 세밀한 항목으로 지원자를 당혹케 했다면, 한국은행은 '통 큰' 질문으로 뒤통수를 쳤다. 특별한 양식이나 조건제시 없이 1500자 이내로 자기소개를 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평범한 자기소개서를 요구하는 곳도 있다. 14일까지 서류접수 중인 산업은행은 입행 지원자에게 △나의 소개 △지원동기 및 입행 후 계획 △나의 경험 △기타 자기소개 등 다소 '밋밋한' 질문을 던졌다.

하나은행의 자기소개서도 △성장 과정 △성격 장단점 및 생활신조 △학교 생활 △사회봉사 활동 △연수, 여행 경험 △지원 동기 및 입사 후 포부 등 무난한 질문으로 구성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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