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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일류 주방장… 동생은 국내 최고 소믈리에… 호텔리어 형제 은성호·대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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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73회 작성일 14-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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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2007년 10월 18일(목)





국내 최고의 소믈리에(sommelier·와인을 전문적으로 관리·추천하는 사람)와 특급호텔 주방장이 끈끈한 ‘형제애’로 함께 내놓는 메뉴가 있는 레스토랑은 어떤 모습일까. 이 같은 ‘특1급 레스토랑’을 조만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국내에 보기 드문 10년 경력의 특1급 호텔의 호텔리어(호텔업 종사자) 은성호(37)·은대환(34)씨 형제가 그 주인공. 성호씨는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양식당 ‘마르코 폴로’의 주방장(퍼스트 쿡), 대환씨는 리츠칼튼서울호텔의 수석 소믈리에다. 16일 마르코폴로에서 모처럼 만난 이들 형제는 와인과 요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요즘 양식은 지중해식 웰빙요리가 대세죠. 올리브유와 마늘, 해산물을 많이 사용하는 게 세계적인 유행이라서 우리나라에서도 곧 자리 잡을 것 같아요.”(성호)
“국내 와인 애호가들은 미국이나 칠레 같은 제3세계에서 다시 프랑스로 돌아온 것 같아요. 보르도 와인이 제일 인기더라구요.”(대환)
일견 화려해 보이는 이들 형제지만 고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 시절 성호씨는 성악에, 대환씨는 미술에 소질이 뛰어나 선생님들이 예술대학을 추천할 정도로 재능을 보였으나 당시 집안형편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부모님은 물론 일가친척 중에도 호텔 관계자는 단 한 명도 없다는 형제가 호텔업에 종사하게 된 이유는 뭘까.

“20대 방황하던 시절 뭘 하면 살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화려해 보이는 호텔에 대한 막연한 동경 비슷한 것이 있었어요. 또 서울올림픽 이후 특급호텔이 대거 생겨나고 호텔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던 시기였거든요. 당시 재수하던 동생이 진학 고민을 하기에 호텔 관련 전공은 어떻겠느냐고 한마디 한 적이 있죠.” 형 성호씨의 말이다.

형의 한마디가 자극이 됐던지 대환씨는 경희호텔경영전문대학 호텔경영과에 93년 입학했다. 성호씨도 이어 95년 경주호텔학교에 입학했고, 형과 동생은 96년 인터콘티넨탈호텔과 스위스그랜드 호텔에 나란히 입사했다.

10여년이 지난 현재, 형제는 각자의 분야에서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양식조리를 전공한 성호씨는 호텔 내 프랑스·이탈리아 레스토랑을 거쳐 국내 최초 지중해식 레스토랑인 마르코폴로의 주방장이 됐고, JW매리어트호텔을 거쳐 2005년 리츠칼튼호텔로 이직한 대환씨는 지난해 말 한국 대표선발 소믈리에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2010년 세계소믈리에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호텔·식음료 업계에선 이미 유명한 형제다. “3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서울시내 호텔리어라는 호텔리어는 다 병원에 모인 것 같더라고요.” 대환씨의 회상이다.

두 사람의 시너지 효과도 적지 않다. 지금은 성호씨가 결혼을 해서 따로 살지만 같이 살 때는 대환씨가 소믈리에 공부에 필수적인 양식요리 공부를 하는 데 성호씨의 책과 자료가 큰 도움이 됐다. 요즘도 만나면 호텔업계와 외식업계의 트렌드로 이야기꽃이 핀다.

그렇다면 성호씨가 요리를 하고 대환씨가 와인을 골라 차린 식탁은 어떤 모습일까. “아쉽게도 아직 그렇게 해본 적이 없어요. 어머니께는 다음 어버이날에 차려드리려고요.” 일이 바빠 자주 만나지 못하는 형제의 계획이다.

미식가들 입장에서도 두 사람이 함께 제공하는 디너를 탐내지 않을 턱이 없다. 이들 형제의 꿈도 다르지 않다. 성호씨는 올해 초 신흥대학 외식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와인과 서비스 전문가인 대환씨와 요리 및 외식경영을 전공한 성호씨가 만나면 국내 최고, 아니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들 형제도 이에 대한 꿈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더 많이 배운 다음에 우리 둘이 합작해서 레스토랑을 내는 게 꿈이죠. 외식경영을 배우려는 것도 꿈을 이루기 위한 것이고요.” 성호씨의 말이다. “일단 많이 배우려고 해요. 형의 요리를 가장 멋지게 와인과 조합하고 서비스 할 수 있는 사람이 저 아니겠어요?” 대환씨도 형을 바라보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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