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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zine] 국내에서 즐기는 이국적 풍경 ② 옥천 수생식물학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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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텔관광경영학부
댓글 0건 조회 369회 작성일 21-10-2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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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가 품은 천상의 정원

(옥천=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맑은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아름다운 집, 꽃향기가 가득한 너른 정원.

삭막한 도시살이에 지친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품어봤음 직한 꿈이다.

대청호의 비경을 품은 수생식물학습원은 다섯 가구가 모여 이런 꿈을 실현한 곳이다.

이들이 19년간 가꿔온 '천상의 정원'은 이제 이곳을 찾는 많은 이들에게 마음의 안식을 가져다주는 힐링의 공간이 됐다.

옥천 수생식물학습원 [사진/전수영 기자]

대청호가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곳 대청호는 충청북도 청주시·옥천군·보은군에 걸쳐 있는,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다. 1975년 착공된 대청댐이 1980년 완공되면서 내륙이었던 옥천에 육지 속 바다가 생겼다.

총 길이 80㎞에 달하는 인공 호수가 생기면서 옥천군 군북면과 안남면, 안내면 일대의 마을들이 물속에 잠겼고, 해발고도 200300m의 야산들은 섬이 되어 이전에 없던 새로운 비경을 만들어냈다.

옥천군 군북면 방아실길에 있는 수생식물학습원은 대청호의 아름다운 풍경을 가장 잘 누릴 수 있는 옥천의 숨은 명소다.

유럽의 고성을 연상시키는 절벽 위 아름다운 저택과 잘 가꿔진 정원이 호수와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무리 봐도 '수생식물학습원'이라는 정식 명칭보다 '천상의 정원'이라는 별칭이 더 잘 어울린다.

아름다운 저택과 잘 가꿔진 정원이 호수와 어우러져 있다. [사진/전수영 기자]

사실 이곳은 20년 전까지만 해도 포도밭이었다.

아무도 찾는 이 없던 호숫가 야산의 포도밭을 아름다운 정원으로 일군 이는 청주에서 목회를 했던 주서택 원장이다.

농촌의 자연환경과 농업환경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경관농업'에 관심이 있었던 그는 뜻이 맞는 다섯 가구와 함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호숫가 야산을 사서 수천 그루의 나무와 꽃을 심고 집을 지었다.

주 원장은 시민단체에 오랫동안 몸담으며 환경 보호에 앞장서 온 환경운동가이기도 하다.

그가 이곳에서 주로 재배해 온 것은 수련과 연꽃을 비롯한 수생식물이다.

대청호가 청주, 대전과 저 멀리 전라북도 지역에까지 식수를 공급하는 식수원인 만큼 물을 정화하는 수생식물이 제격이다 싶었다.

정원에서는 수생식물을 비롯한 다양한 꽃을 만날 수 있다. 사진은 연꽃. [사진/전수영 기자]

2008년에는 충청북도 교육청이 이곳을 과학체험학습장으로 지정하면서 학생들을 위한 생태교육장으로 활용됐다.

'수생식물학습원'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일반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바람보다 앞서가지 마세요"차 두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고 구불구불한 호숫가 도로로 들어서자 수생식물학습원을 알리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수생식물학습원, 천상의 정원, 내적 치유센터. 이정표에 쓰여있는 여러 명칭이 이 공간이 해 온 다양한 역할을 보여준다.

수생식물학습원에 입장하려면 허리를 숙이고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한다. [사진/전수영 기자]

입구에 차를 대고 나무계단을 올라 매표소를 지나니 '좁은 문'이 나타난다. 허리를 한껏 숙여야 들어갈 수 있다. '자연 앞에 겸손하게 고개를 숙이고 들어오라'는 뜻이란다.

'좁은 문'은 사람 하나 겨우 지날 수 있는 '좁은 길'로 이어진다.

"여기서는 거북이처럼 걸으세요", "천천히 더 천천히", "바람보다 앞서가지 마세요", "침묵하면 들을 수 있습니다. 꽃과 나무들의 소곤거림을"…

정원 곳곳에 새겨져 있는 글귀가 의미심장하다.

정원 곳곳에 새겨진 글귀가 눈길을 끈다. [사진/전수영 기자]

글귀를 하나하나 곱씹으며 길을 걷다 보면 검은 암석으로 뒤덮인 나지막한 언덕이 나타난다. 검은 암석 곳곳에는 크고 작은 자갈이 박혀 있다.

단단한 바위 틈새를 뚫고 피어난 갖가지 화초가 생명의 신비로움을 일깨운다.

이 검은 암석은 포도밭을 정원으로 일구기 위해 땅을 파다가 드러난 '흑색 황길리층 변성 퇴적암'이라고 한다.

이 일대가 아주 오래전 바다였음을 알려주는 소중한 지질자산이다.

검은 암석이 화초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사진/전수영 기자]

'천상의 바람길'을 따라 넓은 잔디를 한 바퀴 돌면 철제 계단을 따라 가파른 절벽을 오르는 '꽃산아래 벼랑길'이다.

시간이 멈춘 듯 잔잔하게 흐르는 호수와 푸른 산이 어우러진 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없는 풍경이다.

조금 더 걸어가니 검은 암석을 뚫고 나온 암송(巖松)이 눈길을 끈다. 120년을 버텨온 기적 같은 소나무다.

이제부터는 호숫가 절벽에 설치된 데크길을 따라 '천천히 더 천천히' 걸으며 호반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면 된다.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호수를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마음이 평온해진다.

수생식물학습원 산책로에서 바라본 대청호의 풍경 [사진/전수영기자]

수생식물학습원은 두 개의 물줄기가 만나 산을 휘감고 도는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

절벽에 난 길을 따라 오르내리며 바라보는 호수의 풍경은 다채롭다. 어떤 높이에서 어떤 방향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소나무와 정자가 어우러진, 동양의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풍경이 나타나기도 하고, 언뜻언뜻 보이는 검은 벽돌의 서양식 저택이 유럽 호반의 고성을 떠올리게도 한다.

호숫가 절벽에 설치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정원을 천천히 둘러보는 데에는 1시간 30분가량 걸린다. [사진/전수영 기자]

학습원 안에는 총 다섯 채의 서양식 건물이 있다. 이곳이 이국적 감성의 여행지로 명성을 얻게 된 것도 이 건물들 덕분이다.

다섯 채 중 세 채에는 이곳을 일군 다섯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나머지 두 채는 각각 방문객을 위한 카페와 숙소로 활용된다. 모두 주 원장이 직접 디자인했다.

하지만 세간의 평과 달리 유럽의 고성처럼 보이게 할 의도로 지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곳이 중세의 수도원 같은 장소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상수원보호구역이라 규제가 심해 원했던 대로 다 하지는 못했지요. 검은 벽돌을 택한 것은 건물이 튀지 않고 주변 자연과 최대한 잘 어우러지게 하기 위한 것이에요. 외벽 색을 바위 색에 맞춰 집이 자연 속에 묻히도록 했습니다."

둥근 탑 모양의 전망대에 올라서면 정원과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사진/전수영 기자]

다섯 채의 집 중 가장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것은 '달과 별의 집'이다. 건물 앞뒤로 붙어있는 두 개의 둥근 탑이 동화 속에 나오는 성을 연상시킨다.

둥근 탑은 주변 경관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다. 하지만 전망대로 올라가는 계단 입구의 문이 잠겨 있다.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으니 주 원장이 "겁이 없다면 문을 넘어서 한번 올라가 보라"고 권한다.

좁고 가파른 철제 계단을 아슬아슬 딛고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올라가니 아름다운 호수와 정원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성인 네 명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교회' [사진/전수영 기자]

절벽을 따라 난 길이 끝나는 지점에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교회'가 있다. 성인 네 명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예배당이다.

학습원 내에서 유일하게 종교적 색채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안으로 들어서니 십자가가 걸린 창문에 가득 담긴 호수 풍경이 고즈넉하다. 의자에 앉아 창밖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차분해진다.

십자가가 걸린 창을 통해 내려다본 호수 풍경이 아름답다. [사진/전수영 기자]

예배당을 돌아 출구로 내려가는 길에는 4개의 온실이 있다.

분재원에는 소나무, 모과나무 등 500여 그루의 분재가 전시돼 있고, 실내정원에서는 수련, 연꽃, 부레 옥잠화, 물 양귀비, 파피루스 등 다양한 수생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

정원을 한 바퀴 돌아 나올 때는 뒤편 언덕을 따라 난 둘레길로 걸어보는 것도 좋다. 호수와 아름다운 건물이 어우러진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실내정원에서는 수생식물을 비롯한 다양한 꽃을 만날 수 있다. 사진은 부레 옥잠화 [사진/전수영 기자]

'안동의 지베르니' 낙강물길공원 충청북도 옥천에 대청호가 있다면, 경상북도 안동에는 안동호가 있다.

1976년 안동댐이 완공되면서 생긴, 소양호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다.

안동호 인근의 낙강물길공원은 볼 것 많은 안동에 숨어 있는 명소다.

낙강(낙동강) 물길이 만들어 낸 수련 연못과 숲이 어우러진 풍경이 프랑스 화가 클로드 모네가 사랑했던 '지베르니'의 정원과도 닮았다.

그래서 '낙강물길공원'이라는 본래 명칭보다는 '안동의 지베르니' 혹은 '안동 비밀의 숲'이라는 별칭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안동의 지베르니'로 불리는 낙강물길공원의 풍경. 수련 연못과 숲이 어우러진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사진/전수영 기자]

안동 시내에서 낙동강 물길을 따라 상류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안동의 대표 여행지인 '월영교'가 나온다.

여기서 멈추지 말고 조금만 더 올라가면 안동댐과 그 너머 너른 안동호를 등지고 소담하게 자리한 낙강물길공원이 있다.

메타세쿼이아와 전나무가 늘어서 있는 숲속으로 한발 들어서면 그림에서 본 듯한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수련 잎이 동동 떠 있는 연못과 그 한 가운데서 빛을 내며 부서지는 분수, 연못을 가로지르는 아치형 다리와 가지를 늘어뜨린 나무들… 지베르니 정원을 옮겨 놓은 듯한 풍경이다.

'안동의 지베르니'로 불리는 낙강물길공원의 풍경. 수련 연못과 숲이 어우러진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사진/전수영 기자]

연못 주변을 어슬렁어슬렁 산책하며 그림 같은 풍경을 충분히 즐겼다면, 안동댐 쪽으로 난 언덕길로 올라가 보자. 단풍나무와 자작나무가 가득한 오르막 숲길 끝에 '안동루'라는 이름의 누각이 있다.

누각에 오르면 안동댐 아래로 흘러가는 낙동강 물길이 저 멀리 월영교를 지나 희뿌옇게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안동루 옆으로 이어지는 안동댐 정상길을 걸어볼 수도 있다.

한쪽으로는 낙동강 물길이, 다른 한쪽으로는 탁 트인 안동호가 두 눈 가득 들어온다.

 

출처 네이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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