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마우이 주민들 "관광객 끊겨 생계 곤란…이젠 돌아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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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산불로 큰 피해를 본 하와이 마우이섬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긴 가운데, 섬을 다시 방문해달라고 호소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미 공영라디오 NPR과 CBS 방송 등이 30일(현지시간) 전했다.
마우이섬의 와일루쿠에서 지역 방송을 하는 DJ 포레스트는 최근 섬 외부 청취자를 대상으로 하는 스트리밍 쇼에서 "마우이를 도울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며 "여기로 와 달라"로 호소했다.
그는 "마우이 경제는 관광업에 의존하고 있다"며 "지금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화재 피해지역인 라하이나의 끔찍하고 비극적인 모습이 뉴스에 많이 나왔지만, 섬의 나머지 아름다운 지역은 불에 타지 않았고 계속 개방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호소는 섬 내의 전반적인 여론을 대변하고 있으며, 지역 사업체와 자영업자들, 관광 당국은 섬의 나머지 75% 지역에 관광객들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NPR은 전했다.
라하이나 주변 리조트 밀집 지역에서 휴가용 임대 숙소를 운영하는 스네 파텔은 "코로나19 사태가 다시 닥친 것 같다"며 "아무도 돈을 벌지 못하고 그저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관광업은 마우이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관광객들이 마우이에서 지출한 금액은 총 55억 달러(약 7조2천710억원)에 달한다. 연간 평균 방문객은 300만명에 이르렀다.
하와이주 당국은 화재 이후 마우이섬을 방문한 관광객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그 수가 기껏해야 수천 명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와이 관광청은 산불이 발생한 지난 8일 이후 라하이나를 포함한 웨스트 마우이 지역의 경제활동 손실이 하루 100만 달러(약 13억2천만원)가 넘고, 주 전체로는 손실 규모가 하루 900만 달러(약 11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고 NPR은 전했다.
최근 마우이를 찾은 관광객들은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다가 현지 숙박업소 등의 적극적인 호소를 보고 방문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온 관광객 케네디 시로타는 "이곳에 왔다는 이유로 비난을 당할까 봐 두려웠다"며 고민하던 와중에 친구들과 머물기로 한 호스텔 측에서 온라인에 올린 게시물을 읽고 최종적으로 방문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호스텔의 게시물은 관광객들이 돌아와 지역 경제를 살려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다만 주민들과 당국은 완전히 잿더미가 된 라하이나 지역에는 접근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앞서 재난 직후 피해 현장 주변에서 고통받는 주민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유흥을 즐기는 이들이 목격되면서 피해 주민들과 당국이 "제발 이곳에 오지 말아 달라"는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라하이나의 숙박업주 파텔은 "관광객들이 책임감 있는 태도로 방문해야 전체적인 메시지가 바뀔 수 있을 것"이라며 "피해 현장에서 멈추지 말고 곧바로 예약한 리조트로 가서 리조트 바로 옆에 있는 해변 주변에만 머물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텔은 지역 업체 110개로 구성된 '라하이나타운 행동위원회'를 이끌고 있는데, 이번 주 중 연방 공무원·구호 기관과 회의를 열어 오는 10월 중순까지 마을 북쪽 해안에 있는 상점들의 재개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화재의 인명 피해 규모는 전날까지 115명으로 확인됐으며, 수백명이 여전히 실종자로 남아있는 상태다.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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