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귀환?| ‘중국 특수’ 갸우뚱, 일단 지켜보자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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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단체관광객 방한관광으로 인바운드 시장의 성장이 점쳐지는 가운데 여행업계는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분위기다. 중국 인바운드 현장의 여러 목소리를 들었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인 관광객 수는 54만6,393명으로 전체 방한 외래관광객 중 12.3%의 비중으로 2위를 차지했다. 1위인 일본(19.5%)과 7.2%p 차이다. FIT 수요로만 2위를 기록했던 만큼 단체 관광이 재개되는 하반기에는 중국이 1위를 탈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중국 중추절 및 국경절(9월29일~10월6일) 연휴가 시작되는 9월 말부터 중국인 관광객 수가 본격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지자체,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치에 총력
전국 각 지자체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이다. 서울시는 중국 내 해외여행 주 소비층이 MZ세대로 변화함에 따라 소그룹·개별여행 트렌드에 맞는 콘텐츠를 발굴 및 상품화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도는 중국에서 제주관광설명회 개최 등 온·오프라인 홍보를 강화하며, 부산시는 수도권 여행사 등을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경기도와 인천, 대구 등 여러 지자체가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한국관광공사는 한‧중 관광업계의 네트워크 회복에 집중하고, 중국 아웃바운드 관광 수요 선점을 꾀한다. 9월5일부터 16일까지 칭다오, 베이징, 상하이 등을 방문해 한국관광을 홍보한다. 또 중국 인플루언서를 초청해 바이럴마케팅에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8월24일 중국 국유 여행사인 중국청년여행사와 공동 기획한 단체관광 상품을 통해 31명이 방한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중국 국경절 연휴와 동계 시즌 전후로 항공 수요가 본격 회복될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18일 국내 7개 LCC 항공사와 만나 한중 노선 증편 및 지방공항의 국제선 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 8월 기준 중국 노선 운항 회복률은 39%에 그쳤지만, 연말까지 2019년(주720편) 대비 101%(주726편)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호텔업계는 중국인 단체여행객을 겨냥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인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중국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과 함께 K-호캉스 상품을 선보이며, 롯데관광개발은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호텔과 카지노 직원을 추가 채용하고, 드림타워 내 그랜드 하얏트 제주의 식음업장은 중국어로 주문할 수 있도록 테이블 오더링 시스템을 교체했다. 신라스테이는 중국인 단체관광을 타깃으로 신라스테이 입점 위치의 장점을 살린 중국인 관광 전용 상품, 서울 시티투어 등 서울관광 연계 상품을 준비했다. 제주신화월드는 중국인 여행 트렌드에 맞춰 상품을 개발 중이다. 제주신화월드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중국어를 구사할 줄 아는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장밋빛 전망은 없어
각 분야의 활발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여행업계는 ‘중국 특수’를 누리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사드 이전처럼 한국 단체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항공업계는 동계 시즌 중국 노선 확대에 신중한 태도다. 대한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차이나 등은 동계 시즌 중국 노선 증편 및 재취항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고 23일 전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한중 관계 악화, 부정기편 제한 등과 여러 변수에 대한 부담이 있다”라며 “시장 환경도 많이 변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고, 동계 시즌 중국 노선 확대 여부는 국경절 연휴가 지난 후에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몇몇 노선은 복항 또는 신규 취항을 앞뒀다. 대한항공은 9월 인천-우한‧웨이하이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제주항공은 8월2일 제주-베이징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중국 항공사인 중국남방항공은 9월 중순부터 인천-광저우‧창춘‧다롄 노선을 증편하며, 인천-우한‧정저우 노선 등도 9~10월부터 운항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동방항공은 9월에 인천-항저우 노선 신규 취항 및 인천-상하이 노선을 증편한다.
여행 문의는 많지만 계약 건수는 적다. 현지 여행사들이 비교 견적을 내면서 저렴한 상품 가격을 공급하는 여행사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국경절 연휴 예약은 이미 마감됐어야 하나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중국전담여행사)에 따르면 예약 확정이 미미하다. 중국전담여행사들은 ‘생각보다 중국인 단체여행 수요가 높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내 전세기 운항이 여전히 제한됐고, 6년 새 여행 트렌드도 소규모 그룹 중심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또 한중 외교 문제 등으로 다시 중국인 단체여행이 막힐수가 있다는 우려도 있다.
부족한 인프라도 문제다. 무엇보다 전세버스 대란이 예상된다. 코로나로 기사 인력도 줄었고, 단체여행 활성화가 예상되는 중국 국경절은 10월 초로 가을 국내여행과 수학여행 기간과 겹치기 때문이다. 가이드도 부족하다.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들은 새로운 직장을 찾아 업계를 떠났다. 중국인 단체여행이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멀쩡한 새 직장을 그만두고 가이드 활동을 하기에는 위험 요소가 많다는 판단 아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중국어관광통역사협의회 박성란 회장은 “상황이 풀렸다고 하나 체감하기 어렵고, 정치적 영향 등으로 다시 단체여행이 막힐 수도 있어 중국어가이드들은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고개 드는 덤핑, 자정의 목소리도
저가경쟁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중국전담여행사 관계자는 “지상비가 두 배로 상승한 상황에서 인두세, 마이너스 투어 등 예전 방식을 요구하는 현지 여행사와 한국 여행사 사이 눈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양을 늘리는 데 집중하기보다 먼저 관광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중국전담여행사 관계자는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게 중요한데 사드 이후 6년이나 지나 여행 트렌드도 변해 쇼핑보다 체험 중심으로 여행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중국 경기 불황으로 쇼핑 수요도 기대만큼 높지 않아 덤핑이 지속된다면 여행사의 경제적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시선도 많다.
한국관광 이미지 저하 역시 걱정거리다. 벌써 저가패키지로 여행 온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쇼핑 수익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타고 다니던 관광버스에서 강제 하차당한 사례가 나왔다.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는 “조금씩 덤핑이 고개를 들고 있는데 자정 작용이 절실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덤핑이 지속된다면 가이드는 더욱 구하기 어려워진다. 한 중국어가이드는 “쇼핑만으로 수익을 내라고 하면 안정적인 직장을 구한 가이드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가이드 일당을 보장해야 하고, 저가 경쟁에서 벗어나기 위한 여행사들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출처 : 여행신문(https://www.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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