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고객을 맞는 호텔의 얼굴, 도어맨입니다!” 호텔 입구에서 매 번 마주쳤을 얼굴이다. 가끔은 그의 인사에 가볍게 목례를 했을 테고, 때로는 무심히 지나치기도 했을 것이다. 호텔에서 가장 먼저, 또 가장 나중에 마주칠 수 있는 얼굴, 도어맨. 긴 연휴를 끝내고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도어맨 이민혁씨를 만나러 간 지난 2월 11일은 ‘그나마 덜 추운’ 겨울날씨였다. 취재 이은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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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번호로 고객을 기억하는 도어맨의 ‘본능’ 긴 롱코트에 모자를 쓴 제복차림의 도어맨 이민혁씨는 2007년 2월 1일 도어맨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입사직후에는 “다리가 아프다 못해 어깨까지 아팠다”는 이민혁씨에게 도어맨으로서 지난 1년 동안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육체적인 부분은 금방 적응이 되더라고요(웃음). 처음 입사하고 일주일 동안은 선배님하고 같이 근무를 서고, 그 후에는 저 혼자 근무를 하게 됐는데 사실 외국인 고객은 피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길거리에서 외국인을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어요.”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도어맨으로 입사한 이민혁씨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호텔 VIP 고객과 회원 차량 번호를 외우는 일이었다. 한 호텔의 도어맨이 차량 1000대의 번호를 외우고 있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는 것처럼 도어맨에게 차량 번호 암기는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사항이다. “외우고 있는 차량번호를 말하라고 하면 ‘줄줄이’ 댈 수는 없지만, 차량을 보면 ‘본능적’으로 고객과 매치 되는 것을 보면 지난 일년 제가 도어맨으로 살아온 게 맞는 거겠죠(웃음).” 항상 호텔 외부에서 근무해야 하는 도어맨의 최대 ‘변수’은 바로 ‘날씨’다. 특히 여름엔 더위, 겨울엔 추위로 가장 힘들지만 4계절 모두 도어맨에게는 가장 큰 ‘시련’이 아닐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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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시즌, 밥 먹을 시간도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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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도어맨이 가장 바쁜 시기는 봄, 가을 웨딩시즌과 주말이다. 특히 웨딩시즌에는 “밥도 못 먹고” 근무를 설 만큼 정신이 없다. 호텔 웨딩이 있는 날은 특정 시간대에 호텔 입구에 차량이 몰리기 때문에 도어맨들의 신속한 정리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차량뿐만 아니라 고객이 드나드는 호텔 입구에 차량이 몰리면 여러 가지로 곤란한 상황이 연출됩니다. 또 대기하는 고객들이 짜증을 내기 때문에 신속하게 입구의 차량을 정리시키는 저희들만의 노하우가 있습니다.” 현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도어맨은 이민혁씨를 포함해서 총 3명이 2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아직은 ‘막내’인 이민혁씨가 7시부터 4시까지 오전 근무를 주로 맡고 있다. “제가 작년 2월 처음 입사했을 때 본 고객이 6개월이 지난 후에 아는 체를 해주시기도 하고, 어떤 고객은 마술을 배워 와서 보여주기도 합니다.” 회원들이나 단골고객들이 아는 체를 하고 사소한 얘기나 소소한 일상들에 관해 먼저 얘기를 꺼내서 친근하게 대해줄 때 도어맨으로서 보람을 느낀다. 현재 이민혁씨는 호텔관련 대학원 진학을 계획하고 있다. 작년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 입사한 것을 “운이 좋았다”고 표현한 그는 호텔과 무관한 일을 해오다 호텔리어가 됐다. 그래서 그는 대학원 진학을 통해 호텔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공부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객의 얼굴은 설령 모를지라도 차번호를 보고는 그 고객이 누군지 안다는 도어맨 ‘본능’으로 “고객의 맘을 미리 알아내서 원하는 서비스를 해주는 도어맨이 되고 싶다”는 이민혁씨. 24시에서 한 시간이 더 주어진 25시가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냐는 물음에 “솔직히 말해도 되요? 항상 새벽에 나오기 때문에 한 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아침에 한 시간만 더 자고 싶어요(웃음).”라고 소년처럼 쑥스러운 듯 말하는 도어맨 이민혁씨.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 가면 그를 만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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