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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문화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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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텔경영학과
댓글 0건 조회 759회 작성일 14-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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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수 <광주대 관광학부 교수>
(2007년 3월 27일자 남도일보 화요세평 기재)

유네스코는 20세기가 과학과 기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문화가 지배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문화가 지배하게 될 21세기에 문화를 기반으로 한 관광산업의 현주소는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가? 지역마다 관광을 지역혁신의 동력으로 삼기 위해 문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현 시점에서 문화관광을 바라보는 시각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일전에 지역관광을 토론하는 한 포럼에서 역사적 고도(古都)에 해당하는 지역의 대표가 광주가 어떻게 문화관광의 중심지가 될 수 있느냐고 성토하는 것을 보았다. 이와 같은 주장은 문화를 문화재 중심으로 접근하는 사고를 반영한 것으로 문화를 전통, 또는 역사와 동일한 차원으로 간주하는 오해에서 기인한다. 문화재(文化財)라고 할 때의 재(財)라는 개념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주변에는 문화, 특히 전통문화를 물적(物的) 소재로 보는 관점이 만연하다. 전통문화를 문화재나 역사유산 정도로 여기는 것은 지극히 단편적인 발상이다. 문화는 전통과 역사의 시간과 공간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적, 공간적 제약 없이 지속적으로 변한다. 다시 말해 문화는 과거의 역사와 전통을 기반으로 하지만 부단히 변화하는 과정에 있는 현재의 지성과 생활양식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의 문화관광(cultural tourism)은 유적, 유물, 전통 공예나 예술 등이 보존되었거나 스며있는 지역 또는 사람의 풍요로운 과거에 초점을 두고 관광하는 행위를 중심으로 설명되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문화관광은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의 생활방식과 사고의 방법을 배우게 하는 모든 형태의 관광을 포함하며, 타국이나 타 지역의 생활양식, 또는 전통적 행동양식을 접하고 체험하는 관광으로 정의될 수 있다.
오늘날의 관광은 ‘보는 관광’에서 ‘체험 관광’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제 문화관광도 대표적 유적과 유물을 주마간산(走馬看山) 둘러보는 문화재 중심의 형태를 탈피하고 있다. 무엇보다 문화관광이 차별화되는 점은 환경적으로, 또한 사회·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한 관광(sustainable tourism)이라는 사실이다. 문화관광은 친환경적이며, 자연조건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한 문화관광은 지역사회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와 함께 접촉, 참여, 교류를 통한 지식 확대 및 인격 성장의 교육적 효과를 추구하는 미래의 바람직한 관광형태이다.
과거의 역사 속에서 많은 의미를 가진 유물이나 명소였다고 해도 지금은 쇠락하여 더 이상 아무도 찾지 않는다면 문화관광의 의미는 퇴색된다. 오늘도 많은 관광객들이 문화의 향기를 느끼고 호흡하기 위하여 기꺼이 찾아오도록 만드는 원동력은 시설이나 문화재와 같은 유형적 요소보다는 그것에 담긴 다양한 문화, 사람의 삶과 정신에 있다. 따라서 문화관광은 하드웨어의 보존에 치중하기 보다는 빈약한 소프트웨어, 컨텐츠웨어를 보완하는 것이 보다 시급하다.
최근 문화관광 정책과 계획들이 하드웨어 중심의 전설보다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컨텐츠 개발과 문화 향유의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21세기 문화관광의 과제는 관광의 주체인 관광객과 관광의 객체인 관광대상의 커뮤니케이션이며, ‘연결과 소통’을 위한 다양한 컨텐츠의 창조와 활용이 문화관광의 핵심역량이 될 것이다. 우리의 전통문화를 외지인 더 나아가 세계인이 선호할 수 있는 보편적 기준과 조화시키고, 문화적 상호교류 확대와 한류의 지속화, 문화향유의 증진을 통한 문화복지의 확대 등을 통하여 우리의 문화경쟁력을 확산시켜 문화 중심지로서의 브랜드 자산이 축적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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