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보다 매출 95% 떨어졌다” 일본 전문 여행사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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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방일 한국인 반 토막
일본의 추락은 아시다시피 여행 시장 외부 변수에서 비롯됐다. 6개월 만에 한일 관계가 화해 무드로 돌아서는 분위기라지만, 악화할 대로 악화한 감정을 생각하면 지금 같은 상황이 반전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들다.
이른바 ‘보이콧 재팬’은 7월 시작됐고, 8월 본격화했다. 8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이 2018년 같은 달보다 48% 줄더니 9월 58%, 10월 65%, 11월 65% 감소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7∼11월 방일 한국인은 모두 223만3069명이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 방인 한국인은 91만1230명에 그쳤다. 전년 대비 40.8%. 차라리 ‘폭망’한 수준이다.

하반기 보이콧 재팬 바람이 드셌어도 여전히 방일 한국인이 많은 이유는 관광 이외 목적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인구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하여 도쿄·오사카 같은 대도시는 감소 폭이 적은 편이다. 직격탄을 맞은 지역은 관광업 의존도가 높은 도시, 특히 한국과 가까운 중소도시다.
일본정부통계(2017)에 따르면 한국인 방문객 비중이 50%가 넘는 일본 공항은 모두 8곳이다. 이 중에서 6개 공항(기타큐슈, 오이타, 나가사키, 구마모토, 후쿠오카, 사가)이 규슈에 있으며, 나머지 2개 공항(야마구치우베, 요나고)도 혼슈 서남쪽에 몰려 있다.
일본 전문 여행사 개점휴업 신세

규슈는 항공편이 크게 줄었다. 오이타·구마모토·사가 같은 규슈의 중소 도시는 국내 저비용항공사가 취항을 중단했다. 제주항공 김태영 홍보팀 과장은 “6월 말 주 408회에 달했던 일본 운항 편이 12월 말 현재 주 254회로 줄었다”고 말했다. 오키나와도 휘청거린다. 김윤주 오키나와관광청 한국사무소 과장은 “겨울이면 오키나와 관광 시장을 한국인이 책임졌는데 올겨울은 80%가 줄었다”고 말했다.

대형 여행사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유럽·베트남·대만 등 다른 시장을 공략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일본 전문 소형 여행사는 개점휴업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행사 ANT의 박상철 대표는 “일본 시장이 절반 가까이 폭락했던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보다 더 힘들다”고 말했다. 나인제이 송은주 대표는 우리 사회의 시선을 더 부담스러워 했다.
“하반기 매출? 상반기 매출의 5%다. 사업으로 보면 망한 거다. 그래도 어디에서 힘들다고 말을 못 한다. 우리와 같은 처지의 소형 여행사가 100개는 넘는다.”
일본정부관광국 정연범 한국사무소장은 “올겨울 한국인 방문 추이에 따라 2020년 항공편이 얼마나 회복될지 결정될 것”이라며 “일본에서 관광업에 종사하는 한국인도 많은 만큼 속히 상황이 호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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