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 불타는 노을·춤추는 갈대…순천의 ‘가을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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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순천여행에서 꼭 챙겨볼 필수명소들. 순천만 갈대밭. 순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해수역만 75km²에 달하는 ‘순천만’
우리나라서 철새도래지로도 유명
국가정원 1호 지정 ‘순천만국가정원’
계절 중 ‘언제 왔는지 모르게, 벌써 떠나간다’고 불평을 듣는 것이 가을이다. 하늘이 높아지고 나뭇잎에 물이 든다 싶더니, 어느새 낙엽이 지면서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빠르게 저문 가을이 못내 아쉽다면 남도로 가자, 물산 풍부하고 볼 것 많은 고장인 순천은 가을의 마지막 매력을 느끼기에 적격이다. 광활한 벌판 가득 바람에 물결치는 갈대밭을 보노라면 달콤쌉싸름한 늦가을 정감에 시나브로 젖어들게 된다.
● 귀로 보고 눈으로 듣는다, 순천만 갈대밭
순천만은 고흥반도와 여수반도로 둘러싸인 해수역만 75km²가 넘는 넓은 만이다. 세계 5대연안습지 중 하나로 2003년 습지보호지역, 2006년 람사르협약 등록, 2008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41호가 됐다.
순천만습지 갈대군락지로 들어가는 구름다리에 올라서면 먼저 시야 가득 들어오는 5.4km²의 갈대밭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생각보다 광활한 면적에 마음이 급해져 발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천천히 거닐어야 춤을 추는 갈대군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데크길 곳곳의 벤치에 앉아 눈을 감으면 바람에 일렁이는 갈대 소리가 노래처럼 들려온다. 소리만으로도 갈대군락의 화려한 군무가 감고 있는 눈앞에 펼쳐진다. 반대로 귀를 막고 눈만 떠 바라보노라면 햇살을 받은 갈대의 리드미컬한 움직임에서 조금 전 들었던 소리가 절로 느껴진다.
순천만습지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철새도래지다. 흑두루미,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검은머리물떼새 등 국제적으로 보호받는 희귀종을 포함해 230여종의 철새들이 매년 이곳을 찾는다. 갯벌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청둥오리부터 하늘을 힘차게 나르는 흑두루미를 감상하려면 습지 물길을 따라 만을 도는 생태선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순천만과 습지를 높은 곳에서 바라보고 싶으면 용산전망대가 있다. 탁 트인 전망이 일품이지만 전망대 진입로의 10분 정도 구간이 제법 난이도가 있다.
요즘 SNS 사진의 ‘대세 아이템’답게 방문객들이 몰리는 순천만국가정원의 핑크뮬리존. 순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이국적 전경이 매력,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국가정원은 생태계 보고인 순천만을 지키는 방어선이다. 해마다 늘어나는 관광객과 빠른 도시화로부터 보호하려고 도심 쪽 5km 지역에 완충지역 역할을 하는 공원을 조성했다.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이후 ‘순천만정원’으로 이름이 붙었고, 2015년 국가정원 1호로 지정됐다. 현재 나무 460종 86만 주, 초화 420종 400만 본이 자라고 있다.
부지가 넓기 때문에 다리품을 꽤 팔아야 한다. 하지만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영국의 찰스 젱스가 디자인했다는 랜드마크격인 호수공원을 비롯해 멕시코관, 네덜란드관, 이탈리아관 등 테마정원들이 볼만하다. 최근에는 요즘 유행인 핑크뮬리 지역까지 조성해 사진을 찍으려는 관람객들이 몰린다.
고흥반도 너머로 지는 해넘이의 발그레한 색감이 너무 고운 와온마을. 순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황홀한 색감의 해넘이, 와온마을
순천만습지에서 차로 20분 정도 거리인 와온마을은 외관상으로는 한가로운 남도 어촌마을의 하나이다. 원래는 꼬막 생산지로 유명한 지역이지만 얼마전부터 여행 블로그와 SNS를 통해 남도 해넘이의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대기가 청정한 때는 와온해변과 앞바다, 그리고 그 너머 고흥반도쪽 하늘을 온통 고운 색감으로 발그레 물들이는 일몰이 매혹적이다.
생선을 갈아넣어서 마치 추어탕 같은 느낌을 주는 순천의 지역별미 짱뚱어탕. 순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꼭 맛보아야할 지역별미, 짱뚱어탕
이름부터 참 개구진 짱뚱어는 갯벌에 서식하는 어종으로 순천의 지역 별미다. 짱뚱어는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한 달을 살수 있는 어종이어서 보양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순천은 짱뚱어탕을 마치 추어탕처럼 고기를 갈아서 끓인다. 순천만습지공원 앞의 대대선창집이 짱뚱어탕 지역맛집으로 명성이 높다.
순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해수역만 75km²에 달하는 ‘순천만’
우리나라서 철새도래지로도 유명
국가정원 1호 지정 ‘순천만국가정원’
계절 중 ‘언제 왔는지 모르게, 벌써 떠나간다’고 불평을 듣는 것이 가을이다. 하늘이 높아지고 나뭇잎에 물이 든다 싶더니, 어느새 낙엽이 지면서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빠르게 저문 가을이 못내 아쉽다면 남도로 가자, 물산 풍부하고 볼 것 많은 고장인 순천은 가을의 마지막 매력을 느끼기에 적격이다. 광활한 벌판 가득 바람에 물결치는 갈대밭을 보노라면 달콤쌉싸름한 늦가을 정감에 시나브로 젖어들게 된다.
● 귀로 보고 눈으로 듣는다, 순천만 갈대밭
순천만은 고흥반도와 여수반도로 둘러싸인 해수역만 75km²가 넘는 넓은 만이다. 세계 5대연안습지 중 하나로 2003년 습지보호지역, 2006년 람사르협약 등록, 2008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41호가 됐다.
순천만습지 갈대군락지로 들어가는 구름다리에 올라서면 먼저 시야 가득 들어오는 5.4km²의 갈대밭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생각보다 광활한 면적에 마음이 급해져 발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천천히 거닐어야 춤을 추는 갈대군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데크길 곳곳의 벤치에 앉아 눈을 감으면 바람에 일렁이는 갈대 소리가 노래처럼 들려온다. 소리만으로도 갈대군락의 화려한 군무가 감고 있는 눈앞에 펼쳐진다. 반대로 귀를 막고 눈만 떠 바라보노라면 햇살을 받은 갈대의 리드미컬한 움직임에서 조금 전 들었던 소리가 절로 느껴진다.
순천만습지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철새도래지다. 흑두루미,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검은머리물떼새 등 국제적으로 보호받는 희귀종을 포함해 230여종의 철새들이 매년 이곳을 찾는다. 갯벌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청둥오리부터 하늘을 힘차게 나르는 흑두루미를 감상하려면 습지 물길을 따라 만을 도는 생태선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순천만과 습지를 높은 곳에서 바라보고 싶으면 용산전망대가 있다. 탁 트인 전망이 일품이지만 전망대 진입로의 10분 정도 구간이 제법 난이도가 있다.
요즘 SNS 사진의 ‘대세 아이템’답게 방문객들이 몰리는 순천만국가정원의 핑크뮬리존. 순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이국적 전경이 매력,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국가정원은 생태계 보고인 순천만을 지키는 방어선이다. 해마다 늘어나는 관광객과 빠른 도시화로부터 보호하려고 도심 쪽 5km 지역에 완충지역 역할을 하는 공원을 조성했다.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이후 ‘순천만정원’으로 이름이 붙었고, 2015년 국가정원 1호로 지정됐다. 현재 나무 460종 86만 주, 초화 420종 400만 본이 자라고 있다.
부지가 넓기 때문에 다리품을 꽤 팔아야 한다. 하지만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영국의 찰스 젱스가 디자인했다는 랜드마크격인 호수공원을 비롯해 멕시코관, 네덜란드관, 이탈리아관 등 테마정원들이 볼만하다. 최근에는 요즘 유행인 핑크뮬리 지역까지 조성해 사진을 찍으려는 관람객들이 몰린다.
고흥반도 너머로 지는 해넘이의 발그레한 색감이 너무 고운 와온마을. 순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황홀한 색감의 해넘이, 와온마을
순천만습지에서 차로 20분 정도 거리인 와온마을은 외관상으로는 한가로운 남도 어촌마을의 하나이다. 원래는 꼬막 생산지로 유명한 지역이지만 얼마전부터 여행 블로그와 SNS를 통해 남도 해넘이의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대기가 청정한 때는 와온해변과 앞바다, 그리고 그 너머 고흥반도쪽 하늘을 온통 고운 색감으로 발그레 물들이는 일몰이 매혹적이다.
생선을 갈아넣어서 마치 추어탕 같은 느낌을 주는 순천의 지역별미 짱뚱어탕. 순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꼭 맛보아야할 지역별미, 짱뚱어탕
이름부터 참 개구진 짱뚱어는 갯벌에 서식하는 어종으로 순천의 지역 별미다. 짱뚱어는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한 달을 살수 있는 어종이어서 보양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순천은 짱뚱어탕을 마치 추어탕처럼 고기를 갈아서 끓인다. 순천만습지공원 앞의 대대선창집이 짱뚱어탕 지역맛집으로 명성이 높다.
순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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