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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의 밤은 화려하다…버킷리스트 '석양'과 '반딧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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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텔관광경영학부
댓글 0건 조회 447회 작성일 19-11-21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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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송군은 청정 자연자원을 지키고 보존해 온 곳이라 한반도 최대 오지 중 하나로 꼽힌다. 이곳의 아름다운 자연은 유네스코로부터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돼 세계 석학에 널리 연구되고 있다. 또한 지질관광을 추구하는 여행객에게 흥미로운 곳으로 여겨지며 매년 청송을 찾는 관광객이 쏟아지고 있다.

자연은 우리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아주 오래전부터 관광자원으로 활용돼 왔다. 하지만 문명화되면서 순수 자연은 점점 사라지고 자연 속에 살던 동·식물까지 멸종되면서 지금은 희소성 있게 변화됐다.

맹그로브 숲 한 가운데 솟은 나무에 수백마리의 반딧불이가 붙어서 불빛을 내고 있는 모습. 전종훈 기자

어릴적 추억 한 곳에 자리하던 반딧불이가 이제는 귀한 몸이 됐다. 한반도에서 반딧불이 서식지가 손에 꼽힐 정도며 이곳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하고 있다. 귀한 만큼 그 가치는 높게 평가돼 곳곳에서 '반딧불이 공원', '반딧불이 축제' 등으로 관광 자원화하고 있다. 반딧불이가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청정지역이란 것을 대변하고 있고 미세먼지와 산업화 등에서 벗어나고 싶은 현대인의 욕구 충족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딧불이를 포털에서 검색하면 가장 먼저 연관 검색되는 곳이 있다. 바로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다. 코타키나발루는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을 보존하고 있기에 세계 3대 석양을 갖고 있는 곳이다.

"인공의 조명이 태양의 화려함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더욱 빛나고 아름다운 석양"이라고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문명의 빛이 덜 닿았기 때문에 어느 곳보다 칠흑같은 어둠이 있지만 숲 곳곳에 아름다운 반딧불이가 하늘에 수놓은 별처럼 아름다움을 선물한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5, 6시간 떨어진 곳이 바로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다. 근래에 직항이 개설되면서 한국인들의 여행지로 최근 각광받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여행객은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석양'과 '반딧불이'를 보기 위해서다.

반딧불이를 보기 위해 도착한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한 선착장. 이곳은 예전 어업을 하기 위해 만들어 진 곳이지만 현재는 관광객들의 식당과 매점 등으로 쓰이고 있다. 전종훈 기자

공항에서 차로 2시간쯤 달리면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에 대규모 맹그로브 숲이 우거져 있다. 이곳은 강을 따라 이 지역 사람들이 어업을 하기 위해 여러개의 간이 선착장을 만들었지만 최근 들어 반딧불이 관람이 늘어나면서 이제 이곳 선착장은 관광객들의 식당과 매점 정도로 활용되고 있다. 당연히 어업을 하던 이곳 주민들도 관광객 배를 몰고 식당 등을 운영하며 주업이 관광산업으로 변화하게 된 것이다.

2층으로 된 배는 50명 정도 인원이 탑승한다. 해가 지기 전에 사람들을 태운 배는 바다 방향으로 뱃머리를 돌린다. 떨어지는 해를 감상하기 위해서다.

세계 3대 석양으로 꼽히는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의 저녁노을. 전종훈 기자

'왜 이곳의 석양이 아름다울까'라는 의문이 이곳을 도착할 때가 계속 머리를 떠나지 않았는데 눈앞에 펼쳐진 풍광을 보고나니 그저 고개만 끄덕이게 됐다.

이곳은 적도부근이라 하늘이 굉장히 낮아 보이고 구름 역시 낮게 형성된다. 석양에 방해되는 빛이 전혀 없기 때문에 순수한 그 색채를 감상할 수 있고 물과 숲, 하늘과 구름, 태양 빛이 서로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냈다.

"어둠이 짙은 검은색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 까."

석양의 끝을 따라 눈앞의 펼쳐진 자연을 천천히 감상했다. 배에 탄 대부분의 관광객은 감탄사를 연발하며 이 멋진 풍광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어둠이 시작되자 배는 강 방향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한 20분정도 배를 천천히 몰다가 어느 정도 숲이 우거진 곳에 다다랐을 때 이곳 안내자는 탑승자들에게 공지를 전했다.
 



"반딧불이는 빛에 민감하기 때문에 어떠한 빛도 내서는 안됩니다. 사진촬영은 물론 핸드폰을 꺼내는 것 자체도 반딧불이를 쫓는 행위입니다."

청천병력같은 소리였다. 촬영이 되지 않는 곳을 어떻게 기사로 담아낼 지 막막했다.

현지 가이드는 이곳 주민들을 설득해 불빛을 내지 않은 조건에서 촬영 허락을 받아냈다. 안도의 한숨을 쉰 그 순간 내 머리 위에 노란 빛을 내는 벌래 한마리가 날아들었다. 바로 반딧불이였다. 순간 숲으로 고개를 돌리자 수십만 마리의 반딧불이가 맹그로브 숲 전체를 장악하고 있었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더욱 빛나고 있는 반딧불이. 전종훈 기자

세상의 그 어떤 크리스마스트리보다 더욱 빛나고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어릴 적 시골에서 반딧불이를 한두 마리를 잡아 유리병에 담았던 것을 추억할 수 있었는데 이곳은 말 그대로 반딧불이가 쏟아졌다. 손으로 잡을 수도 있었고 사람들이 신기한 듯 날아와 몸에 앉기도 했다. 반딧불이가 몸에 많이 붙으면 그 사람의 영혼이 순수한 것이라고 이곳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불빛을 내고 있는 수컷 반딧불이. 전종훈 기자

우리나라 반딧불이는 딱정벌레과 인 것과 달리 이곳은 모기과로 한국보다 개체수가 훨씬 많다. 크기는 파리와 비슷했고 수컷만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불빛을 낸다고 한다. 코타키나발루에서는 반딧불이를 잡고 기도를 올리면 첫사랑이 이뤄진다고 한다. 이미 사랑을 이룬 이들은 가족과 지인 등의 건강과 평화를 빌면 된다.

코타키나발루에는 이 반딧불이를 보기 위해 한주에 수천명의 관광객이 입국을 한다. 최근 들어 한국에도 이곳이 많이 알려지면서 어릴 적 향수를 찾는 노년층과 자연을 탐구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위해 가족단위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현지 가이드 Coon(33·말레이시아) 씨는 "자신들의 나라에서 사라진 자연환경을 관광하기 위해 다소 선진국에 속하는 국가에서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며 "노후하고 개발되지 않은 것 자체가 이들에게는 색다르고 귀한 관광자원으로 여겨지면서 오히려 지금 말레이시아는 리조트나 호텔 등을 제외하고는 원류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종훈 기자 appl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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