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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 내고 프랑스 갔다왔다···인기상품 된 ‘방구석 랜선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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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텔관광경영학부
댓글 0건 조회 400회 작성일 20-07-3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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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유튜브에서 진행된 남프랑스 랜선투어에 참여해봤다. 이남일 가이드가 반 고흐 그림 '밤의 카페 테라스'의 실제 배경인 프랑스 아를 지역을 설명하는 모습. 접속자 20명은 채팅창을 통해 실시간으로 질문도 하고 다양한 대화를 주고 받았다. [사진 유튜브 캡처] “프로방스 햇살 너무 좋네요.” “고흐 그림이 직접 보는 것보다 더 생생해요.” “프랑스 여행하는데 미국 팝송이 나오는 건 좀 아닌 것 같네요.”
28일 오후 9시. 한 유튜브 채널에 접속한 사람들이 남긴 멘트다. 랜선 투어, 그러니까 인터넷으로 즐기는 가상여행 채널이었다. 목적지는 남프랑스. 여행사 가이드가 실시간으로 영상과 사진을 곁들여 진짜 여행하듯 안내했고, 아를·엑상프로방스·니스 등 프랑스 남부 도시를 1시간 30분 동안 훑었다.

처음에는 궁금했었다. 공짜 고급 영상이 넘쳐나는 시대, 사람들이 왜 1만 원 가까운 돈(9900원)을 내고 영상을 볼까 싶었다. 다 보고 나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 랜선 투어가 끝날 때까지 접속자 스무 명 가운데 한 명도 채널에서 나가지 않았다. 마지막에는 여행 일정 상담까지 이어졌고, 가이드에게 “힘내시라”고 응원도 건넸다. 해외여행이 금지된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여행 풍경이었다.
집에서 노트북과 TV를 연결해 가상 여행을 경험했다. 말 그대로 방구석에서 즐긴 랜선투어였다. 최승표 기자
이번 랜선투어는 온라인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을 통해 예약했다. 30일 현재 마이리얼트립은 유럽·미국·일본 등 12개 랜선 투어를 판매 중이다. 이탈리아 남부, 남프랑스, 런던 내셔널갤러리가 인기 상품이다. 마이리얼트립이 직접 기획한 것도 있고, 가이드라이브·미쿡구멍가게 같은 입점 여행사 상품도 있다. 투어 성격에 따라 유튜브나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을 이용한다. 줌은 접속자를 소수로 제한하고, 유튜브는 50명까지 받는다. 마이리얼트립에 따르면, 랜선 투어를 선보인 6월 이후 대부분 스무 명 이상 참가하고 있다. 김경범 마이리얼트립 홍보담당은 “지나간 영상을 수동적으로 감상하는 게 아니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며 “참가자들이 여행에 대한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여행방법으로 랜선투어가 주목받고 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실시간 랜선투어를 진행하는 가이드의 모습. [사진 마이리얼트립]
코로나19 확산 전까지 해외 각지에서 일하던 가이드 가운데 상당수가 한국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일이 끊겼다고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그동안 쌓아둔 사진, 영상 자료를 활용해 랜선 투어를 기획한 배경이다. 서기원 가이드라이브 팀장은 “해외 주요 도시에서 가이드가 현장 중계하는 랜선 투어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4월 '온라인 체험'을 선보였다.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을 이용해 호스트와 다국적 참가자가 쌍방향으로 소통하며 다양한 체험을 즐긴다. 사진은 양과 함께하는 명상 체험. [사진 에어비앤비]
공유 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지난 4월 ‘온라인 체험’을 선보였다. 여행뿐 아니라 요리·미술·운동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다룬다. 일종의 온라인 취미 강습이다. 에어비앤비 온라인 체험은 줌을 이용해 소수 정예로 진행한다. 가격은 5000~5만원이다. 6월 기준, 700개 체험이 등록돼 있고 최근 올림픽, 패럴림픽 출전 선수를 내세운 온라인 체험도 진행했다. 에어비앤비는 4월부터 석 달간 온라인 체험으로 약 100만달러(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국 여행사의 랜선투어가 한국인만 상대하는 것과 달리 에어비앤비는 전 세계 사람이 이용한다. 하여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이게 단점이자 장점이다. 외국어가 자신 없으면 시도 자체를 꺼리게 되지만 일단 참여하면 여러 외국인과 섞여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음성원 에어비앤비 미디어정책총괄은 “비슷한 관심사로 낯선 외국인과 서로 이름을 부르며 교감을 나눌 수 있다는 게 가장 특별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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