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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년 이어진 ‘불의 숨길’…탐라, 숨겨왔던 속살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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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텔관광경영학부
댓글 0건 조회 493회 작성일 20-08-1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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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20일 ‘세계유산축전:제주’ 개최
미공개 동굴 구간 대거 공개 ‘기대감’
거문오름서 월정리 용암대지 이르기까지
분출 용암 협곡·동굴이뤄 바다로 달음질
자연배경 실경공연·동굴속 퍼포먼스 등
다양한 문화축제…좋은 제주 탐험기회

축전 폐막식이 열릴 용암 숨결의 길 종점, 월정리 용암대지

제주 대림굴을 비추는 희망의 빛.

제주 세계유산 지정 당시 선흘리 이장이었던 김상수(왼쪽) 단장이 제주자연과 문화, 인심을 설명하는 동안 김태욱 축전 총감독이 생각에 잠겨 있다

.

제주유산축전 실경공연과 함께 개막식이 진행될 성산일출봉 우뭇개해안

수많은 석순이 발견된 당처물굴.

풍화작용을 거쳐 다리 모양을 이룬 용암교.

제주는 청정생태, 힐링, 휴양, 사랑, 결혼, 신비, 건강, 나눔, 액티비티, 정의와 불굴의 상징이다.

국내 하나 뿐인 세계 자연유산이고, 지구촌 첫 손에 꼽힌다. 유네스코는 코로나 공포가 엄습하던 지난 4월 인류의 힐링과 계도를 목적으로 ‘쉐어 아워 헤리티지’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한국의 제주를 첫 머리에 올렸다.

‘썸 타는’ 수준으로 알던 제주를 제대로 탐험하고, ‘찐’ 사랑을 할 기회가 왔다. 문화재청과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제주시 등은 오는 9월 4~20일 ‘세계유산축전:제주’를 연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적시된 ▷거문오름~월정리 용암동굴계 ▷한라산 ▷성산일출봉에서 진행될 이 축전에선 온 국민 미공개 유산 탐방, 지구촌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 실경 공연, 제주 생활문화가 어우러진다.

제주는 자연유산 외에도 문화유산(해녀), 농업유산(밭담), 지질공원(용머리 등 전역) 등 세계 생태·문화 올림픽 7관왕이다.

▶거문오름이 한라산 보다 형= 탄생 순서로 7남매의 언니·동생을 가리면, ①서귀포·대포·정방(180만년전) ②용머리·산방산(150만년전) ③거문오름(30만년전) ④우도(7만년전) ⑤한라산(3만년전) ⑥성산일출봉(5천년전) ⑦비양도(1천년전) 순이다.

산신령이 곤히 자다 바람에 단잠을 깨자 홧김에 한라산을 걷어차 백록담을 남긴 채, 꼭대기 부분이 남서쪽 산방산 자리에 떨어져 앉았다는 우화는 지질학과 다르다. 산방산이 한라산보다 한참 큰형이다.

9월 축전의 하이라이트는 ▷거문오름~월정리 21㎞ 미공개 구간 국민 탐방 ▷성산일출봉 실경 공연과 등산 ▷두툼해진 제주 사랑으로 다시 올라보는 한라산 등정이겠다.

한라산은 신선들이 흰사슴 백록을 타고 놀던 선계였고, 불로초가 자란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생명 다양성이 숨쉬는 건강 성지다. 남쪽하늘 끝 무병장수의 상징 노인성 ‘카노푸스’가 관측되는 곳이다.

▶‘불의 숨길’ 파란만장 8개 동굴= 한라가 흰사슴(백록)으로 묘사되니, 거문오름은 영험한 검은사슴으로 불리기도 했다. 검붉은 용암은 협곡과 동굴들을 만들면서 바다로 흘러들어갔다. 조천읍 선흘리 거문오름~벵뒤굴~웃산전굴2,1~용암교 협곡~북오름굴~대림굴~만장굴3,2,1~김녕굴~용천굴~당처물굴~월정리 해안으로 이어진다.

평창 국민대축제와 올림픽 기념식을 연출했던 제주 출신의 김태욱 총감독과 유산순례길 개척대장이자 김 감독의 형(兄) 같은 풍모의 ‘선흘리 유네스코 이장’ 출신 김상수 운영단장은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를 ‘불의 숨길’로 명명했다. 자연의 불덩이가 살아움직이면서 시간과 연결되고 사람과 하나가 되는 ‘숨결의 길’이라는 뜻이다.

30만년전. 거문오름과 웃밤오름이 호위하는 가운데, 숲가마터, 넓은터, 삼나무길 주변에 협곡을 만들던 용암은 웃산전굴(2.5㎞)에 이르러 땅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중산간의 평탄한 지역에 이르자, 지상엔 오도가도 못한 용암이 굳어 빌레를 만들고 그 안에 물을 가둔 호수가 보인다. ‘웃산전물’이다. 허허벌판이라는 뜻의 벵뒤 땅 밑 용암은 느려진 흐름 속에 사방으로 흩어진다. 벵뒤굴은 뚜렷한 방향을 갖지 못한 용암이 4.4㎞의 거미줄 ‘미로형 터널’을 만들어낸 곳이다.

▶희귀 생명의 보고= 다시 경사진 곳에 진입할 무렵 동굴과 협곡이 벌갈아 나타난다. 풍화작용을 거쳐 다리 모양이 여럿 만들어지는데, 바로 용암교이다. 1구간 종점이자 2구간 시점이다. 용암은 북오름을 만나자 다시 온전한 땅밑, 북오름굴은 만든다.

대림굴(200m)에 이르러 지표층이 얇아지고 위로 구멍이 뚫리면서 햇살이 들어온다. 4.3사태때 제주의 선량한 도민들이 피신했던 여러 지점 중 한 곳이다. 벵뒤굴과 대림굴 피신자들은 모두 살았다. 이곳을 비추는 햇살은 그래서 더 아름답다.

불의 숨길은 희귀 생물의 보고이다. 앞뒷면이 똑같은 일색고사리, 공기정화능력이 탁월한 식나무, 구슬잣밤, 사스레피에다, 동백동산 등 곶자왈에 정글처럼 얽힌 식생이 신비롭고, 긴 꼬리에다 눈 주위가 코발트빛인 긴꼬리딱새(삼광조)가 휘파람 소리를 낸다. 용천동굴 호수에선 최근 눈먼 물고기 ‘미끈 망둑어’가 확인돼 지구촌 학계의 시선을 모았다.

만장굴과 김녕굴은 1962년 국내 천연동굴 중 첫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만장굴은 7.4㎞이며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용암석주가 있다. 김녕굴은 705m로 동굴 형태가 뱀처럼 휘어져 있어 사굴이라 불렸다. 이곳 부터 대자연은 인간의 생활문명과 조우한다.

▶용암동굴이 석회동굴과 바람 났다= 오래전부터 일반에 공개돼 온 것은 만장굴2이다. 복층으로 형성되다 나중에 단층만 남게되는 만장굴1은 용암의 메인스트림이 시원스럽게 통과했음을 보여주듯 기차 동굴처럼 번듯하다. 앞의 용암이 장애물을 만나 굳어지는 과정에서 뒤의 용암에 밀려 주글주글해진 밧줄구조도 목격된다. 동굴 속 작은 용암 다리도 보인다. 동굴 벽에는 하류로 모여든 거대한 용암세력이 강한 힘으로 지나갔음을 보여주는 유선 자국이 선명하다.

김녕굴에서 바닷가쪽(북동쪽)으로 조금 더 가면 만나는 용천동굴은 3.4㎞인데, 동굴의 끝부분에 길이 800m의 호수가 있어 이채롭다. 토기, 돌탑, 뼈 등 문화유적까지 발견된 용천굴과 석순이 발견된 당처물굴(360m)은 용암굴, 석회굴의 특성을 모두 가졌다. 인간을 포함한 다양한 생물들의 삶의 터전이다 보니 패류조각,모래,뼈 등이 스며들면서 석회동굴 생성물이 자란다.

밭담이 보이니 바다가 코 앞임을 알 수 있다. 농사를 짓기위해 척박한 용암토양에서 현무암을 캐내 담을 쌓으니 자연스럽게 소유권 표식도 되었다. 거문오름의 용암이 마침내 바다를 만나 드넓은 월정리 용암대지를 만든다. 이번 축전의 폐막식장이다.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센터, 해녀의 자취, 김녕요트 등 문명·삶·놀이의 상징들이 근처에 있다.

▶키 180m 장군 99명의 철옹성= 개막식은 성산일출봉에서 한다. 육지에서 단군연방제국이 협치로 아시아의 평화를 구가하고 있을 때인 5000여년 전, 제주 동쪽바다 속 마그마가 분출한다. 수성화산의 전형이 성산이다.

처음엔 베트남 삼각 갓(농) 모양이었을 성산일출봉은 수천년 파도에 사방의 가장자리가 깎여나가 원기둥형으로 알몸만 남았다. 속살을 보이며 화산 형성과정을 그대로 드러내는데, 어찌보면 거대한 해자 한가운데 천애의 성벽을 둘러친 철옹성 같다.

왕관 모양으로 변한 모서리 끝 바위봉우리는 모두 99개이다. 키가 50~60층 빌딩급인 150~180m나 되는 거인 99명이 강강수월래 대형으로 성산을 지키는 듯 하다.

불과 물이 만든 제주 생태는 건강 테라피, 제주유배는 힐링이고, 제주는 호국의 보루였으며, 해녀는 나눔, 책임, 양보, 여풍당당, 자주독립의 상징이다. 성산의 축전 개막식, 월정의 폐막식은 건강하고 순수한 제주 자연과 불로·힐링의 땅을 일궈간 사람들의 ‘뜨거운 콜라보’를 기리는 의식이다. 함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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