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명 쉬멍 걸으멍… 초록 숲에서 ‘일상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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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뫼힐링팜’ 4시간 동안 걷고 먹는 코스
‘치유의 숲’ 족욕·수면 체험... 피로가 ‘싹’
지역 유일 논 ‘하눈분화구’ 탐방도 이색적
[제주=정희원 기자] 맑은 초여름의 초록빛이 흐드러지는데, 어쩐지 올해는 이를 제대로 즐길 수 없어 그립다. 비대면 근무 형태로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일상 속 긴장을 지우고 아무 생각없이 푹 쉬고 싶다면 ‘청정 제주’로 향하자. 6월 초, 장맛비가 내릴 무렵 찾은 제주의 숲에서 오히려 ‘제주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쉬기 좋은 제주도의 ‘힐링스폿’ 3군데를 소개한다.
◆트래킹하고 초당옥수수 한입… 수산리마을 ‘물뫼힐링팜’
제주공항에 내리자마자 ‘치유 농업’을 경험하러 ‘물뫼힐링팜’으로 떠난다. 공항에서 차로 20분 정도면 도착하고, 제주여행을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익숙한 지명인 ‘애월’ 인근 수산리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노마드 자연여행’ 프로그램을 경험했다. 이곳 양희전 대표와 약 3.6㎞쯤 되는 총 4시간 가량의 워킹 프로그램을 이어가게 된다. 비가 쏟아지는 통에 걸을 수 있을 지 걱정했지만, 양 대표는 오히려 운동량이 커진다며 호기로운 모습이다. 다 함께 스트레칭을 한 뒤 본격적인 걷기에 나선다. 곳곳에 제주 밭담길이 눈길을 잡는다.
10분 정도 걷자 너른 초당옥수수밭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옥수수를 채취해 먹는 체험이 이어진다. 요즘 없어서 못 파는 ‘귀하신 몸’이 된 초당옥수수를 따서 한입 베어물었다. 신선하고 아삭아삭한 식감과 달콤한 맛이 입에 퍼진다.
옥수수밭을 뒤로하고 걸어나가니 수산저수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프로그램의 중간 정도에 이르면 마을 언덕에서 매트를 깔고 명상하며 차를 마신다. 밧줄로 그네가 메어져 있는데, 이곳에서 바람을 쐬는 사람들도 보인다. 마침 햇볕이 들기 시작하며 예쁜 색감의 제주 풍경을 보여준다. 얼핏 보이는 한라산과 저수지를 품은 멋진 뷰가 인상적이다.
프로그램의 마지막 과정은 ‘로컬푸드’ 맛보기다. 양희전 대표가 손수 농장에서 키운 식재료로 만든 제주 전통음식들이 차려진 건강밥상이 차려진다. 빙떡, 적갈 등 제주에서 경조사 때 먹던 음식 위주로 꾸렸다. 초당옥수수로 만든 옥수수 모양의 마들렌도 무척 맛있다.
◆숲길 걸으며 진짜 휴식… 서귀포 ‘치유의 숲’
일상에서의 쉼, 진정한 ‘언택트’를 원한다면 서귀포 ‘치유의 숲’으로 향해보자. 더운 여름날 숲속의 초록색 기운을 느끼고 싶을 때 제격이다. 휠체어·유모차가 지나갈 수 있는 편안한 길이 조성돼 있어 누구나 숲을 즐길 수 있다.
숲해설사와 함께 숲을 둘러보고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숲길 힐링프로그램’에 나섰다. 약 800m의 숲길을 걸으며 족욕과 수면 체험을 하는 게 골자다. 우선 신발을 벗고 온전히 숲길을 발로 즐겨보기로 했다. 모서리가 무딘 편백 주사위, 비를 맞아 촉촉해진 흙의 느낌을 그대로 받는다.
숲속 자연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어우러진 나무로 된 라운지의자와 침상이 멋스럽다. 해설사는 걷는 내내 감각을 열고 숲을 느끼고 휴식을 취해볼 것을 안내한다. 평소 ‘동반자’로 여겨지는 비염이 완화되는 느낌이다.
숲길을 걸은 뒤에는 족욕을 하며 발의 피로를 푼다. 10여분간 족욕을 즐긴 뒤 숲속 침상에 다리를 올리고 편안하게 쉼을 즐긴다. ‘이게 진짜 휴식이지!’ 소리가 절로 나온다. 눈을 감고 쉬는 내내 새소리, 나뭇잎끼리 부딪히며 바스락거리는 소리, 바람소리가 자연스러운 ‘백색소음’ 역할을 한다. 체험이 끝난 뒤에는 씁쓸한 삼나무차를 마시며 마무리한다. 원하는 경우 인근 호근리마을의 무형문화재인 ‘대바구니’에 담긴 도시락도 맛볼 수 있다.
◆제주만의 독특한 분위기… 서귀포 ‘하논분화구’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하논분화구’를 가까이서 보고싶다면 ‘올레길 7-1코스’를 택하자. 이는 약 5만년 전에 생성된 한반도에서 가장 큰 화산 분화구다. 국내서 유일한 ‘하논’은 제주말로 ‘큰 논’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제주지역에서 유일하게 논농사를 짓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논분화구는 5만여 년 전 땅속 마그마가 솟구치다 지하수와 만나 폭발한 뒤 퇴적층이 쌓이면서 형성됐다. 과거에는 물이 차올라 큰 호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역민들이 물을 빼고 논을 만들어 벼농사를 짓고 있다. 다양한 식물과 제주스러운 일상이 소복하게 담긴 코스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제주 특산물 만나고 싶다면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여행 중 전통음식이나 특산물을 만나고 싶다면 서귀포 올레시장을 추천한다. 200여개 점포, 140여개 노점이 모인 전통시장이다. 제주올레 6코스가 시장을 가로지르고 있어 여행중 찾기 좋다. 이곳 시장에선 문어다리꼬치, 오메기떡, 다양한 초콜릿과 흑돼지를 가공한 식품 등 다양한 먹거리와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것은 ‘하르뱅쇼’다. 시장 4번출구 인근에 작은 점포에서 운영 중이다. 뱅쇼에 제주의 제철과일을 더했다. 기내 반입이 가능한 포장으로 선물하기도 좋다. 더위를 날려주는 시원한 맛이다.
happy1@segye.com
‘치유의 숲’ 족욕·수면 체험... 피로가 ‘싹’
지역 유일 논 ‘하눈분화구’ 탐방도 이색적
[제주=정희원 기자] 맑은 초여름의 초록빛이 흐드러지는데, 어쩐지 올해는 이를 제대로 즐길 수 없어 그립다. 비대면 근무 형태로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일상 속 긴장을 지우고 아무 생각없이 푹 쉬고 싶다면 ‘청정 제주’로 향하자. 6월 초, 장맛비가 내릴 무렵 찾은 제주의 숲에서 오히려 ‘제주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쉬기 좋은 제주도의 ‘힐링스폿’ 3군데를 소개한다.
◆트래킹하고 초당옥수수 한입… 수산리마을 ‘물뫼힐링팜’
제주공항에 내리자마자 ‘치유 농업’을 경험하러 ‘물뫼힐링팜’으로 떠난다. 공항에서 차로 20분 정도면 도착하고, 제주여행을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익숙한 지명인 ‘애월’ 인근 수산리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노마드 자연여행’ 프로그램을 경험했다. 이곳 양희전 대표와 약 3.6㎞쯤 되는 총 4시간 가량의 워킹 프로그램을 이어가게 된다. 비가 쏟아지는 통에 걸을 수 있을 지 걱정했지만, 양 대표는 오히려 운동량이 커진다며 호기로운 모습이다. 다 함께 스트레칭을 한 뒤 본격적인 걷기에 나선다. 곳곳에 제주 밭담길이 눈길을 잡는다.
10분 정도 걷자 너른 초당옥수수밭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옥수수를 채취해 먹는 체험이 이어진다. 요즘 없어서 못 파는 ‘귀하신 몸’이 된 초당옥수수를 따서 한입 베어물었다. 신선하고 아삭아삭한 식감과 달콤한 맛이 입에 퍼진다.
옥수수밭을 뒤로하고 걸어나가니 수산저수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프로그램의 중간 정도에 이르면 마을 언덕에서 매트를 깔고 명상하며 차를 마신다. 밧줄로 그네가 메어져 있는데, 이곳에서 바람을 쐬는 사람들도 보인다. 마침 햇볕이 들기 시작하며 예쁜 색감의 제주 풍경을 보여준다. 얼핏 보이는 한라산과 저수지를 품은 멋진 뷰가 인상적이다.
프로그램의 마지막 과정은 ‘로컬푸드’ 맛보기다. 양희전 대표가 손수 농장에서 키운 식재료로 만든 제주 전통음식들이 차려진 건강밥상이 차려진다. 빙떡, 적갈 등 제주에서 경조사 때 먹던 음식 위주로 꾸렸다. 초당옥수수로 만든 옥수수 모양의 마들렌도 무척 맛있다.
◆숲길 걸으며 진짜 휴식… 서귀포 ‘치유의 숲’
일상에서의 쉼, 진정한 ‘언택트’를 원한다면 서귀포 ‘치유의 숲’으로 향해보자. 더운 여름날 숲속의 초록색 기운을 느끼고 싶을 때 제격이다. 휠체어·유모차가 지나갈 수 있는 편안한 길이 조성돼 있어 누구나 숲을 즐길 수 있다.
숲해설사와 함께 숲을 둘러보고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숲길 힐링프로그램’에 나섰다. 약 800m의 숲길을 걸으며 족욕과 수면 체험을 하는 게 골자다. 우선 신발을 벗고 온전히 숲길을 발로 즐겨보기로 했다. 모서리가 무딘 편백 주사위, 비를 맞아 촉촉해진 흙의 느낌을 그대로 받는다.
숲속 자연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어우러진 나무로 된 라운지의자와 침상이 멋스럽다. 해설사는 걷는 내내 감각을 열고 숲을 느끼고 휴식을 취해볼 것을 안내한다. 평소 ‘동반자’로 여겨지는 비염이 완화되는 느낌이다.
숲길을 걸은 뒤에는 족욕을 하며 발의 피로를 푼다. 10여분간 족욕을 즐긴 뒤 숲속 침상에 다리를 올리고 편안하게 쉼을 즐긴다. ‘이게 진짜 휴식이지!’ 소리가 절로 나온다. 눈을 감고 쉬는 내내 새소리, 나뭇잎끼리 부딪히며 바스락거리는 소리, 바람소리가 자연스러운 ‘백색소음’ 역할을 한다. 체험이 끝난 뒤에는 씁쓸한 삼나무차를 마시며 마무리한다. 원하는 경우 인근 호근리마을의 무형문화재인 ‘대바구니’에 담긴 도시락도 맛볼 수 있다.
◆제주만의 독특한 분위기… 서귀포 ‘하논분화구’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하논분화구’를 가까이서 보고싶다면 ‘올레길 7-1코스’를 택하자. 이는 약 5만년 전에 생성된 한반도에서 가장 큰 화산 분화구다. 국내서 유일한 ‘하논’은 제주말로 ‘큰 논’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제주지역에서 유일하게 논농사를 짓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논분화구는 5만여 년 전 땅속 마그마가 솟구치다 지하수와 만나 폭발한 뒤 퇴적층이 쌓이면서 형성됐다. 과거에는 물이 차올라 큰 호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역민들이 물을 빼고 논을 만들어 벼농사를 짓고 있다. 다양한 식물과 제주스러운 일상이 소복하게 담긴 코스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제주 특산물 만나고 싶다면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여행 중 전통음식이나 특산물을 만나고 싶다면 서귀포 올레시장을 추천한다. 200여개 점포, 140여개 노점이 모인 전통시장이다. 제주올레 6코스가 시장을 가로지르고 있어 여행중 찾기 좋다. 이곳 시장에선 문어다리꼬치, 오메기떡, 다양한 초콜릿과 흑돼지를 가공한 식품 등 다양한 먹거리와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것은 ‘하르뱅쇼’다. 시장 4번출구 인근에 작은 점포에서 운영 중이다. 뱅쇼에 제주의 제철과일을 더했다. 기내 반입이 가능한 포장으로 선물하기도 좋다. 더위를 날려주는 시원한 맛이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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