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여행 1번지’, 충북 괴산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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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론구곡
[스포츠월드 전경우 기자] 충북 괴산은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청정지역이다. 괴산의 ‘괴(槐)’는 느티나무, 회화나무라는 뜻이다.
▲‘계곡여행 1번지’, 괴산의 ‘구곡’ 문화
괴산의 계곡에는 ‘역사’가 흐른다. 평창이나 산청, 울진 등에 있는 계곡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송시열 등 역사와 관련된 유적지가 많아 사뭇 다른 느낌이 다르다.
우암 송시열(1607~1689년)은 일찍이 괴산의 진가를 알아봤다. 옥천에서 태어나고 젊은 시절을 보낸 그는 말년을 괴산에서 보냈다. 송시열은 서인에서 노론으로 이어지는 효종∼숙종 무렵 권력의 최정점에 있던 인물이다. 괴산에서 가장 유명한 여행지 화양구곡 주변이 그가 고른 ‘명당’이다. 우암 송시열을 따르는 노론 세력 역시 화양서원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서원은 고종 때 철폐되었다가 다시 복원됐다.
송시열 관련 유적은 사대주의와 관련된 논란이 많다. 화양동이라는 이름 자체도 중화에서 왔고, 당시 이미 망한 명나라 황제에게 제사를 지내는 사당 만동묘도 송시열의 명으로 이곳에 세워졌다.
구곡은 중국의 ‘무이구곡(武夷九曲)’에서 이름을 따온 우리나라 선비 문화다. 전국의 이름난 명승지에는 물이 흐르는 곳마다 거의 ‘OO구곡’이라 명명한 곳이 흔하다.
화양구곡은 이름난 관광지답게 잘 정비돼 있다. 송시열의 글씨가 새겨진 경천벽을 지나 금사담, 첨성대, 능운대, 와룡암과 학소대를 거쳐 깨끗하고 반듯한 흰 바위 위로 맑은 계곡 물이 스치듯 지나가는 파천에 다다른다. 계곡 산책로는 3.1km다.
▲사람 없는 곳 찾는다면, 갈론구곡
갈론구곡은 골이 깊기로 소문난 괴산에서도 가장 깊은 곳이다. 주변 마을은 80년대까지는 자전거도 들어오기 어려웠던 청정지역이다.
갈론마을을 지나 2~3㎞남짓 계곡을 따라 거슬러 가면서 펼쳐지는 비경이 갈론구곡이다. 입구에 펼쳐진 개망초 군락지가 무척 아름답다. 신선이 내려왔다는 강선대를 비롯해 장암석실, 갈천정, 옥류벽, 금병, 구암, 고송유수재, 칠학동천, 선국암이 9곡을 형성한다. 내비에 칠성면 사은리67번지를 찍고 가면 된다.
윤승환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장은 “충북 강소형잠재관광지로 선정된 갈론구곡은 주변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거침없이 흐르는 시원한 물줄기가 자연의 신비를 새삼 느끼게 하는 곳”이라며, “아직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으로 경치가 좋고 물놀이하기도 좋아 코로나를 피해 상대적으로 여유롭고 안전한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유구곡
▲깊고 고요한 오솔길 트래킹, 선유구곡
이중환의 ‘택리지’에도 선유구곡이 나온다. 화양동 계곡과 함께 ‘금강산 남쪽에서는 으뜸가는 산수’라고 적혀 있다. 화양구곡이 남성적이라면 선유구곡은 여성적인 풍광이다.
선유구곡은 송면에서 동북쪽으로 1~2km에 걸쳐 있다. 퇴계 이황이 칠송정에 있는 함평 이씨댁을 찾아갔다가 산과 물, 바위, 노송 등이 잘 어우러진 절묘한 경치에 반하여 아홉 달을 돌아다니며 9곡의 이름을 지어 새겼다고 한다.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글자는 없어지고 아름다운 산천만이 남아있다. 물놀이가 금지된 지역이라 간단하게 발만 담글 수 있는 것이 아쉽다.
선유동 계곡 입구에서 출발, 구곡 중 1곡인 선유동문을 시작으로 2곡 경천벽, 3곡 학소암을 차례대로 만나고 연단로, 와룡폭, 난가대, 기국암, 구암을 지나 9곡인 은선암을 끝으로 계곡 상류인 후문을 빠져나가면 517번 지방도로를 만나게 된다. 모든 구간 차량으로 진입이 가능하며, 중간에는 휴게소가 있다. 연단로의 거대한 바위는 원시적인 아름다움이 압권이다. 내비에 청천면 관평리를 찍고 찾아가면 된다.
쌍곡구곡
▲군자산 깊은 골짜기의 풍성함, 쌍곡구곡
쌍곡구곡은 괴산에서 연풍 방향으로 12㎞ 지점의 칠성면 쌍곡마을로부터 제수리재에 이르기까지 10.5㎞의 구간에 호롱소, 소금강, 병암(떡바위), 문수암, 쌍벽, 용소, 쌍곡폭포, 선녀탕, 장암(마당바위) 등으로 이뤄져 있다.
보배산, 칠보산, 군자산, 비학산의 웅장한 산세에 둘러싸여 있고,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이 기암절벽과 노송, 울창한 숲과 함께 조화를 이룬다.
선유동 입구에서 관평 방면으로 이동한 뒤 517번 지방도를 따라 좌회전한 후 고갯마루를 넘으면 쌍곡구곡의 상류가 시작된다. 괴산에서는 문경 방면 34번 국도로 15분 남짓 내려오면 쌍곡구곡으로 연결된 517번 지방도를 만날 수 있다.
소금강은 쌍곡구곡 중 가장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곳으로 마치 금강산의 일부를 옮겨놓은 듯 하다 하여 소금강이라 불린다. 517번 지방도와 인접한 곳에 휴게소가 있고, 바로 아래 계곡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산막이옛길
▲산막이옛길과 연하협구름다리
산막이옛길은 괴산군 칠성면 사오랑 마을과 산막이 마을을 오갔던 10리길이다. 장막처럼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산막이’라고 불렸으며, 마을 사람들이 옛날부터 다니던 길이다. 아름다운 풍경과 걷기 좋은 나무 데크 길이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다.
사오랑마을에서 산막이마을로 가는 방법은 3가지다. 옛길, 한반도 전망대와 천장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배편이다.
산막이옛길 산책코스는 7㎞로 편도 2시간 30분이 걸린다.
연하협 구름다리
연하협구름다리는 산막이옛길과 충청도 양반길을 이어주는 현수교로 길이 167m, 폭 2.1m다. 1957년 괴산댐 건설로 호수 아래 잠긴 연하구곡(煙霞九曲)에서 이름을 따왔다. 괴산호의 절경과 산막이옛길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명소다.
▲괴강국민여가캠핑장
괴산읍 쌍곡구곡과 괴산댐에서 내려오는 강변에 있는 괴강국민여가캠핑장은 각종 편의 시설과 자연이 어우러져 바비큐장과 캠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캠핑장은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오토캠핑사이트 47개면과 캐러밴사이트 5개면, 대형텐트사이트 5개면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히 아이들의 힐링을 위한 아기자기한 놀이쉼터(여름 성수기 시즌에는 물놀이장 운영)도 있다. kw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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