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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세계 미술계 3대 아트페어 '프리즈' 한국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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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텔관광경영학부
댓글 0건 조회 400회 작성일 20-09-0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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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부터 한국 화랑협회와 공동장터 열기로
프리즈 관계자 협회 쪽과 최근 양해각서 체결

한국 화랑협회가 매년 주최하는 국제 미술품 장터인 한국국제아트페어(키아프)의 부스 전시장 전경.

세계 현대미술계 최고의 명문 아트페어(미술품 장터)로 꼽히는 영국 프리즈가 한국화랑협회와 손잡고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 2022년부터 한국에서 아시아권 최초의 국제 장터를 매년 열기로 한 것이다. 전체 거래 규모(5천억여원)가 전세계 시장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국내 미술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3일 화랑협회와 화랑가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최웅철 회장 등 일부 협회 간부들이 프리즈 관계자와 수차례 만나 2022년부터 코엑스 등 서울의 대형 전시 장소를 정해 공동 협력 체제로 장터를 운영하기로 합의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일류 아트페어가 국내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것은 프리즈가 처음이다. 세부 내용이 완전히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프리즈의 아시아 장터와 한국화랑협회의 국제 장터인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를 같은 기간·장소에서 열어 정보와 수익을 공유하며 나란히 운영한다는 게 합의의 핵심이다. 2022년 이후 매년 가을 프리즈와 키아프가 함께 미술품 장터를 열 것으로 보인다. 협회 관계자는 “키아프와 프리즈가 각각 판매 전람회를 펼치는 얼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협업 과정, 입장료 수익 배분 방식 등 세부 사항은 계속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프리즈는 2003년 영국 런던에서 현대미술잡지 <프리즈>의 발행인인 어맨다 샤프와 매슈 슬로토버가 창설했다. 스위스 바젤에 본거지를 둔 아트바젤, 프랑스 파리의 피아크와 더불어 세계 현대미술계에서 3대 아트페어로 꼽힌다. 세계 곳곳에 딸림 장터를 둔 아트바젤보다 규모는 작지만,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영국 메이저 화랑들이 주축을 이룬다는 점에서 강점이 뚜렷하다. 매년 막대한 양의 신진 작가 작품을 구매하는 영국 정부 산하 테이트갤러리 기금 등 공공 지원까지 받으면서 세계 현대미술계 흐름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지난 10여년간 급성장을 바탕으로 최근엔 미국에 진출해 2012년엔 프리즈 뉴욕을, 지난해에는 로스앤젤레스 페어를 열었다.

지난해부터 국내 미술 시장 안팎에서는 아시아 미술 시장의 중심축 구실을 해온 홍콩이 민주화 시위와 당국의 탄압에 따른 정정불안으로 위기에 빠지자 서구 유명 페어들이 한국 진출을 모색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실제로 영국의 유력한 아트페어 기획자인 매그너스 렌프루는 지난해 영국 기획사 샌디와 손잡고 한국의 코엑스 쪽에 2021년부터 국외 메이저 화랑이 대거 참여하는 아트페어를 신설하겠다고 신청한 바 있다. 화랑협회 관계자는 “프리즈가 한국 진출 방침을 확정하자 렌프루는 서울에서 아트페어를 추진한다는 의사를 접고 다른 방식의 대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프리즈가 한국에 진출하면 국내 미술 시장은 지각 변동이 불가피하다. 인지도는 물론이고 자본 규모나 유통 구조, 판매망 측면에서 우위를 지닌 프리즈가 국내 시장을 급속히 빨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국내 큰손 컬렉터들은 서구 미술품 선호도가 높아 대부분 국외 화랑이나 페어에서 직접 구매해왔다.

한국이 프리즈의 아시아 시장 거점이 된다면 한국 화랑과 작품, 작가들이 세계 시장에 더욱 확실하게 부각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도 나온다. 2008년 금융위기 이래 10년 이상 장기 불황을 겪은 국내 화랑업자들은 반기는 기색이다. 인사동에서 영업해온 한 중견 화상은 “프리즈가 화랑협회와 공동사업을 하면 국내 미술 시장에 확실한 낙수 효과가 생길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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