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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에메랄드빛 폭포... 여기가 '진짜' 제주 명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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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텔관광경영학부
댓글 0건 조회 559회 작성일 20-11-0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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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상록수림 사이로 수려한 물줄기가 떨어지는 원앙폭포

[한정환 기자]

아침 공기가 상쾌하다. 어디 가서 이런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겠나 싶다. 해발 400m 제주 한라산 중턱에 자리한 산록남로. 한라산과 숲이 우거진 곳에 도로를 개설하여 이런 이름을 붙였다. 도로 양쪽은 물론 주변이 온통 수풀로 덮여 있다.
 
산록남로 주변은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이다. 이름있는 숙박시설들이 듬성듬성 들어서 있다. 아라고나이트 온천이 있어 온천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산록남로를 지나면 바로 돈내코로 이어진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돈내코 원앙폭포의 모습
ⓒ 한정환


 
산록남로에서 제일 가까운 비대면 여행지를 찾았다. 돈내코 야영장 주변에 있는 원앙폭포이다. 원앙폭포는 아직 여행객들에게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니다. 제주의 숨은 명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돈내코 깊숙한 골짜기에 위치해 있다.
 
울창한 상록수림으로 덮인 원앙폭포
 
원앙폭포 입구에 다다르자 도로변에 조그마한 파란색 푯말이 보인다. 주행 중 앞만 보고 가다가는 그대로 지나치기 십상이다. 입구도 잘 보이지 않는다. 푯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들어갔다. 바로 입구에 주차장이 있다. 10여 대 주차할 정도의 포장도 안 된 소규모 주차장이다. 몇 대는 도로변 갓길에 주차해 있다. 차량 통행이 많을 때는 위험해 보인다.
 
돈내코(豚川口)란 지명은 멧돼지에서 유래한다. 화산섬인 제주도는 현무암 돌들이 많다. 비가 오면 물이 쉽게 땅속으로 스며들어 바다로 흘러간다. 물이 귀한 멧돼지들이 물을 먹던 내천의 입구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원앙폭포로 내려가는 데크길 모습
ⓒ 한정환


   
주차장에서 매점 옆으로 바로 데크길이 이어진다. 원앙폭포 주변은 계절에 상관없이 잎의 색이 항상 푸르다. 울창한 상록수림으로 덮여 있다. 푸르른 잎들과 데크길이 서로 조화를 이룬다. 산책하기 좋은 분위기이다.
 
입구에서 길을 따라 340m 계곡 방향으로 들어가면 원앙폭포가 보인다. 처음에는 그냥 평지길이다. 숲속 깨끗한 공기가 코끝을 스치니 기분도 상쾌해진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 설치한 파란 철책이 눈에 조금 거슬린다.
 
걸어가다 보면 새들이 지저귀고, 폭포 물소리가 들릴 때쯤이면 급경사 내리막 계단이 이어진다. 급경사 계단 거리가 짧아 금방 내려간다. 하지만 무릎이 안 좋은 사람은 아예 접근을 말아야 한다.
  

 숲속 깊숙이 모습을 감추고 있었던 원앙폭포 모습
ⓒ 한정환


 
계단을 내려가니 돈내코 물놀이 종료를 알리는 현수막이 아직도 걸려있다. 안전을 위해 걸어 놓은 것 같다. 여름철에는 물놀이도 가능하다. 지난 9월 7일 이후 원앙폭포에서의 물놀이도 종료되고, 안전요원도 철수했다는 안내문이다.
 
물빛이 신비로운 돈내코 원앙폭포
 
데크길 마지막에 상록수 나무 사이로 신비로운 원앙폭포의 모습이 보인다. 물빛이 한마디로 예술이다. 카메라에 손이 저절로 간다. 몇 달 전에 갔던 쇠소깍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원앙폭포는 쇠소깍보다는 작지만, 안방 같은 포근한 느낌이다.
  

 두 갈래로 떨어지는 에메랄드빛 원앙폭포 모습
ⓒ 한정환


 
바로 앞에서 바라다본 원앙폭포는 한 폭의 예술작품 같다. 국전에 전시해도 좋을 만큼 아름다운 모습이다. 금슬 좋은 원앙 한 쌍이 살았다고 하여 원앙폭포라는 이름을 붙였다.

두 갈래로 쏟아지는 폭포수가 원앙처럼 사이좋게 떨어진다. 불현듯 전래 동화 '선녀와 나무꾼'이 떠오른다. 맑고 깨끗한 연못 같다. 지금이라도 당장 물에 풍덩 빠져들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한라산에 비가 120mm 이상 와야 볼 수 있는 엉또폭포와는 다르다. 항상 시원한 물줄기가 두 갈래로 나뉘어 떨어진다. 웅덩이에 떨어진 물이 에메랄드빛이다. 너무 맑고 깊다. 햇빛의 방향에 따라 파란 잉크색으로도 변한다. 바닥까지 훤히 보일 정도로 선명한 물빛이라 마시고 싶다. 손을 적시니 물이 너무 차갑다.
 
여름에는 여기서 수영을 한다. 생각만 해도 흥분된다. 그러나 물이 차가워 여기서 오래 머물지는 못할 것 같다. 여름에 땀띠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치료 목적으로 찾으면 좋을 것 같다. 주변 바위와 돌들이 흔들거리고 미끄럽다. 자리를 옮길 때는 조심해서 다녀야 한다.
 

 원앙폭포 물속에 들어가야 볼 수 있는 발바닥 모양 바위돌 모습
ⓒ 한정환


   
원앙폭포는 1994년 6월 제주도 종합개발계획에 의하여 개발된 관광지이다. 돈내코 계곡 한가운데 자리 잡았다. 5m 높이의 원앙폭포는 매년 7월 15일 백중날 현지인들이 찾아와 여름철 물맞이를 하는 풍습이 있다. 물맞이는 폭포에서 떨어지는 차가운 물을 맞아 통증을 낫게 하는 제주 전통 민간요법이다.
 
여름에는 가족들과 함께 물놀이와 스노클링을 즐겨도 좋다. 가을에는 숲을 거닐며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바라보며 깊은 상념에 잠겨도 좋다. 원앙폭포는 운치가 있는 곳이다. 비대면 시대 가족, 연인들과 함께 힐링의 목적으로 와도 좋다.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바윗돌에 앉아 오래도록 머물고 싶다.
 
전문 사진가의 발길도 잦다. 2019년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와 동아일보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11회 제주국제사진공모전'에서 대상으로 뽑힌 작품 사진 장소가 원앙폭포이기 때문이다. 캐나다인 세민 파블로 오 정(Semin Pablo Oh Chong) 씨의 '한라산을 품은 에메랄드빛'은 원앙폭포 물속에서 사람이 수영하며 수면 위로 박차고 나올듯한 모습을 촬영하여 대상을 받았다.
  

 원앙폭포 주변에 방문객들이 돌탑을 세워 놓은 모습
ⓒ 한정환


 
주변에는 원앙폭포를 찾은 기념으로 정성껏 돌탑을 세운 흔적들이 많이 보인다. 두 줄기 폭포수가 떨어지는 모습이 아름다운 한 쌍의 원앙부부를 보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신혼부부, 자녀를 다 키운 중년, 노년의 부부들이 가파른 계단을 손잡고 내려오는 아름다운 모습도 보인다.
 
한나절을 여기서 보낸 시간이 아깝지 않다. 맑은 물을 보고 있으니 온몸이 정화되는 듯 마음 한편이 평온해진다. 폭포 주변의 수려한 모습에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다음에 또 돈내코에 오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다시 한번 더 찾고 싶은 곳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주의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찾아가는 길
-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돈내코로 137(원앙폭포)
- 입장료 : 없음
- 주차료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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