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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때] 댕댕아 떠나자…'멍 포레스트 인 평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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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텔관광경영학부
댓글 0건 조회 457회 작성일 20-08-1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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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최근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평소에는 함께 살며 짝이 된다는 뜻으로 '반려견'이라 부르지만, 휴가철이 되면 위탁 업체에 맡기고 여행을 떠나고, 심지어는 휴가지에 버리고 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국내에서도 반려견과 함께 여행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강원도 평창에서는 클래식이 흐르는 아름다운 강변에서 반려견과 우아하게 식사한 뒤 고원지대를 산책하며 서늘한 여름을 보내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서늘한 청옥산 육백마지기 앞에서 포즈를 취한 반려견 [사진/성연재 기자]

KTX와 관광택시로 편리한 이동KTX 평창역에 강아지와 견주들이 내렸다. 평창을 여행하기 위해서다.

강아지들은 이동식 여행 가방에 들어간 채 서울에서 평창까지 여행했다. 다행히 객차 내부에서 큰 소리를 내지 않았다고 한다.

KTX에서 내린 이들을 반려견 여행업체인 펫츠고트래블 직원이 바깥으로 안내했다. 반려견 가족은 역사 바깥에 기다리고 있던 평창 관광택시에 올라탔다. 운전기사들은 거부감 없이 이들을 안내하고 차에 태웠다.

이들이 평창을 찾은 것은 이곳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행사의 명칭은 반려견과 견주가 함께 평창을 여행할 수 있도록 한 '멍 포레스트 인 평창'이다. 반려견들이 도착한 곳은 평창 읍민들의 사랑을 받는 바위공원이다.

강변에서 반려견과 산책하며 코스요리까지

공연을 보며 즐거워하는 반려견 가족 [사진/성연재 기자]

공원에 도착한 견주들은 반려견들과 함께 탁 트인 강변을 마음껏 다니며 호흡했다.

이어 강변이 바라보이는 숲속에서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반려견들과 함께 우아하게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는 '반려견과 함께 하는 HAPPY 700 다이닝' 행사가 열렸다.

'이렇게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서 댕댕이와 함께 스테이크 요리를 먹다니…' 누구보다 견주들이 더 감동한 모습이다.

견주들은 반려견들과 지방을 여행할 때 식당 때문에 곤혹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대부분의 식당이 '반려견 출입 금지'다.

식당 외부에 묶어놓을 곳을 찾는다고 하더라도 반려견은 주인이 식당에서 식사할 때 숨을 헐떡이며 식당 바깥에서 기다려야만 한다.

평창군이 반려견 가족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방안을 마련했다.

반려견 가족이 즐긴 최고급 식사 [사진/성연재 기자]

식당부터 여행지까지 풀 코스로 반려견과 견주를 모실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이다.

쉴 새 없이 특선 요리들이 배달됐다. 반려견 가족은 편한 야외 식탁에 앉아 요리가 배달되길 기다렸다.

짙은 녹색 그늘 밑에서 공연도 이어졌다.

팝페라 가수가 프랭크 시내트라의 '뉴욕 뉴욕'을 부를 때는 반려견들이 중간중간 "왈왈"하며 추임새를 넣어 웃음을 자아냈다.

평창의 특산물들이 코스 요리의 재료다. 송어 샐러드가 전채요리로 나왔고, 염소 꼬치도 나왔다.

메인 요리는 평창산 한우 스테이크였다. 견주들은 일부 음식을 반려견과 나눠 먹기도 했다.

연주는 계속됐다. 3중주 연주에 이어 팝페라 걸그룹 아리엘이 피날레를 맡았다. 반려견을 키운다는 아리엘의 한 멤버는 "수없이 많은 공연 경력 가운데 반려견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은 처음"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육백마지기에 도착한 반려견 가족 [사진/성연재 기자]

서늘한 청옥산 육백마지기 나들이다음 코스는 한여름에도 서늘한 기온을 자랑하는 청옥산 육백마지기였다.

해발 1천250m의 육백마지기는 평창군 미탄면과 정선군 정선읍에 걸쳐 있는 산이다. '볍씨 600말을 뿌릴 수 있는 들판'이라는 뜻이라고 전해져 내려온다.

1960년대 고랭지 채소를 기르기 시작하면서 일반인들에게 알려졌지만 최근 농업보다 관광 쪽 비중이 더 높아지면서 주목을 받는 곳이다.

해발 고도가 대관령보다 400m나 높아 여름에도 서늘하고 모기가 없다.

관광택시와 일부 다인승 버스에 나눠 탄 반려견과 견주들은 꼬불거리는 산길을 달렸다.

정상이 가까워지자 비포장도로에 차량이 다소 흔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곧이어 탄성이 터졌다. 가슴이 탁 트이는 전망이 차창 밖으로 펼쳐졌다.

하얀 구름이 몰려왔다가 사라지자 아름다운 청옥산의 자태가 드러났다. 차창을 열었더니 에어컨을 켠 것처럼 서늘한 공기가 차 안으로 밀려들었다.

정상에 내린 이들을 맞이한 것은 육백마지기를 수놓은 샤스타 데이지 꽃 군락이었다. 정상에서부터 그 아래 언덕배기까지 하얀 샤스타 데이지가 만발해 있었다.

차에서 내린 이들은 들뜬 마음으로 꽃밭으로 내려갔다. 반려견을 두고 기념촬영을 하거나 함께 셀카를 찍었다. 모두 행복해 보였다.

평창관광택시 앞에서 포즈를 취한 반려견 [사진/성연재 기자]

평창, 반려견 여행의 메카로이번 투어는 평창군의 뒷받침이 있어 가능했다. 평창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규모 단체 여행이 어려워지자 타개책의 하나로 소규모 반려견 여행을 들고나왔다.

오지 여행을 전문으로 하던 승우여행사가 반려견 전문 여행사인 펫츠고트래블을 평창군에 연결해줬고, 평창군은 이 상품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견주들도 대만족이다. 한 견주는 "차가 없어서 여행을 자주 다니지 못했다"면서 "기차와 개인택시를 이용해 이동하고 반려견과 야외에서 공연 보면서 음식을 먹을 수 있었던 점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펫츠고트래블 이태규 대표는 "국내 반려견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갈 수 있는 여행지는 많지 않다"면서 "이런 아쉬움을 풀어주기 위해 상품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평창군은 이번을 시작으로 올해 모두 16차례의 반려견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평창군 김인겸 주무관은 "대규모 여행 상품이 맥을 못 추면서 이런 특별한 소규모 여행을 기획한 것이 먹힌 것 같다"면서 "평창군은 반려견을 데리고 여행할 수 있는 곳이 많은 만큼, 안심하고 찾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평창읍 바위공원에 마련된 '멍 포레스트 인 평창' 구조물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반려견 가족 [사진/성연재 기자]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0년 8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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