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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의 기차여행, 버스여행] 대구의 별미 진미…안지랑 곱창골목 vs 들안길 먹거리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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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텔관광경영학부
댓글 0건 조회 525회 작성일 20-11-2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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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앞산과 수성못



주거와 상업시설이 밀집한 대도시는 관광시설을 새로 짓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기존 공간에 새로운 이야기를 입히고, 지역민이 즐겨 먹던 음식을 특화하는 방법을 시도한다. 대구의 먹거리 골목도 그런 경우다.

대구의 대표 별미 막창과 뭉티기(생고기). ⓒ박준규

감탄사가 절로...앞산전망대 파노라마



서울에서 고속열차를 타면 동대구까지는 약 1시간30분이 걸린다. 지하철 1호선으로 갈아타고 영대병원역에 내렸다. 첫 목적지는 앞산전망대, 남구 1-1번 시내버스를 타고 앞산공원으로 이동한다. 종점에 내리면 병정처럼 늠름한 나무의 행렬이 시골에 온 듯 정겹다.

그러나 겨울 초입의 산책로 옹벽은 삭막하면서도 칙칙하다. 앞산자락길의 일부인 충혼탑에서 낙동강승전기념관까지 문화생태 관광기반 조성사업, 이른바 ‘내츄럴 대구(Natural Daegu) 프로젝트'가 예정돼 있다고 한다. 다양한 조형물과 조명을 설치해 밝고 안전한 산책로를 만들 예정이라니 그때는 좀 달라진 풍경을 볼 수 있겠다.

충혼탑에서 낙동강승전기념관으로 이어지는 앞산자락길. 지금은 다소 칙칙하지만 대구시에서 ‘내츄럴 대구(Natural Daegu) 프로젝트'로 밝고 화사하게 단장할 예정이라 한다. ⓒ박준규

낙동강전승기념관에서 조금만 걸으면 앞산케이블카 하부 정류장이다. 케이블카를 타면 약 5분만에 상부 정류장에 닿는다. 시시각각 변하는 풍광에 감탄할 새도 없이 내려야 한다. 정류장에서 조금만 걸으면 앞산전망대다.

전망대 입구의 거대한 액자 조형물이 시선을 압도한다. 도시와 자연, 역사와 미래를 표현했다고 한다. 조형물을 통과하자 거센 바람이 반긴다. 발 아래로 대구시내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외지인도 대충 낙동강과 금호강, 대구타워와 달성공원은 알아 볼 수 있다. 대구 사람이라면 앞산네거리와 수성못, 대구역과 시청, 대구스타디움 등은 물론이고, 살고 있는 집까지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케이블카 탑승료는 왕복 1만500원.

앞산전망대 입구의 조형물. 도시와 자연, 역사와 미래를 표현했다고 한다. ⓒ박준규

앞산전망대에 서면 대구시내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박준규

식당마다 고소한 냄새가... 안지랑곱창골목



곱창은 대구를 대표하는 먹거리다. 안지랑네거리에서 안지랑골로 통하는 길 중간에 안지랑곱창골목이 형성돼 있다. 1979년 안지랑시장의 충북식당이 처음 시작했는데, 1998년 IMF 이후 하나둘 늘어나면서 지금은 안지랑시장부터 룸비니유치원까지 약 500m 거리에 41개의 곱창집이 성업 중이다.

곱창과 막창은 저렴한 서민 음식으로 시작됐지만 다양한 식재료가 더해지고 새로운 조리법이 개발되며 양념곱창, 치즈곱창 등 퓨전음식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안지랑곱창골목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전국 5대 음식테마거리, 한국관광 100선 등에 선정되며 대구시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도 즐겨 찾는 곳이 됐다. 골목으로 들어서면 곱창과 막창 굽는 냄새에 정신이 어질어질할 지경이다.

안지랑곱창골목 성주막창곱창 식당의 막창(1인분 8,000원, 150g). ⓒ박준규

곱창의 변신은 무죄, 성주막창곱창 식당의 통마늘치즈곱창(1인분 8,000원, 2인 이상 주문 가능). ⓒ박준규

대구의 역사가 서린 곳... 수성못 낭만 산책



앞산 자락 수성못은 대구의 역사와 함께 해 온 저수지다. 일제강점기에 농업용수를 대기 위해 조성해 1940년 대구 부공원에, 1969년엔 유원지로 지정됐다. 이후 난개발과 환경오염으로 주민들로부터 외면받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2010년 생태복원사업을 마무리하며 도심 수변공원으로 거듭났다. 호수 둘레의 산책로와 숲길은 일상에 지친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오리보트는 낭만적인 데이트 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수성못 주변 산책로는 대구시민들로부터 도심 속 휴식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박준규

수성못은 한때 오염으로 외면받았지만 생태복원사업 이후 시민뿐만아니라 관광객도 즐겨찾는 명소가 됐다. ⓒ박준규

그러나 방치된 시설도 더러 보인다. 특히, 1927년 축조된 취수탑이 그렇다. 2000년까지 인근 두산동 상동 황금동 들판에 물을 대는 역할을 했지만, 해당 지역의 급속한 도시화로 기능을 상실했다. 조만간 경관 조명을 설치하고 스토리텔링을 더해 미술작품으로 변신할 예정이라니 수성못의 새로운 명물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수성못 취수탑. 지금은 흉물이지만 '내츄럴 대구' 사업이 끝나면 미술작품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박준규

대구의 대표 식당 다 모였다...들안길먹거리타운



수성못 인근에 들안길먹거리타운이 있다. 들안길은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배경이 된 수성들 가운데에 난 길이었다고 한다. 한적한 시골이었던 이곳이 1980년대 후반부터 교통체증과 주차난을 피해 시내 중심가의 대형식당들이 하나둘 이주해 오면서 지금은 대구의 대표 식당이 다 모인 ‘푸드스트리트’로 변모했다. 2.3km 도로 양편에 무려 120여곳의 대형식당이 포진하고 있다. 일식 한식 갈비 회 해장국 보쌈 장어 복어 낙지 등 식당마다 그 분야의 최고 요리사를 모셨다고 자랑한다.

어떤 음식을 먹어볼까 고민이 깊었는데, 대구의 또 다른 별미인 '뭉티기 생고기'로 결정했다. 뭉티기는 ‘뭉텅이’를 뜻하는 경사도 말이다. 생선살처럼 도톰하게 썬 쇠고기를 소스에 찍어 먹는 방식인데, 양념을 한 육회와는 다른 풍미가 있다. 생고기 특유의 식감이 살아있고, 씹을수록 차지고 고소한 맛이 입안에 착 달라붙는다. 반찬까지 푸짐하니 더할 나위 없다.

들안길 먹거리타운 녹양구이 식당의 '뭉티기' 한 상. (220g, 5만원). ⓒ박준규

쫄깃한 맛이 일품인 양지 오도래기(220g, 5만원)도 별미다. '오도래기'는 오독오독 씹는 맛에서 따 온 작명이다. ⓒ박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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