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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해바라기 들녘과 함께하는 언택트 연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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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텔관광경영학부
댓글 0건 조회 440회 작성일 20-10-1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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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고루성과 해바라기 / 사진=조용철 기자호로고루성과 바람개비 / 사진=조용철 기자【연천(경기)=조용철 기자】 산과 강, 계곡과 폭포 등 자연을 품은 여행지들은 늘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현재의 모습 속에는 지구가 탄생한 이래 수십억 년 전부터 자연이 빚어낸 풍경이 담겨있다. 비록 지질학자는 아니지만 산과 강, 계곡과 폭포가 어떻게 생성되어 지금의 모습이 됐는지 알게 된다면 아마도 신비로운 지질여행으로 손색이 없을 듯하다.

경기도 연천은 구석기 시대의 유물이 대량으로 발견된 유적지로 잘 알려진 고장이다. 구석기 유적 외에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호로고루성, 당포성 등 고구려의 옛 성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역사유적지도 많다. 연천은 구석기시대부터 고구려의 성, 신라 마지막 왕 경순왕의 능, 조선시대 세운 고려왕과 공신의 사당인 숭의전까지 우리나라 역사의 단면을 품고 있다.

당포성 / 사진=조용철 기자당포성과 임진강 /사진=조용철 기자■경기 연천의 새로운 핫플레이스, 호로고루성
이름만으로는 낯설게 들리는 '호로고루(瓠蘆古壘)'는 삼국시대에 지어진 고구려 요새 중 하나다. 이름도 그 당시에 지어진 것이기 때문에, 요즘 한국 말과는 조금 다른 울림을 가지고 있다. 호로고루의 어원에 대해서는 이 부근의 지형이 표주박, 조롱박과 같이 생겼다고 해서 호로고루라고 불린다는 설과 '고을'을 의미하는 '홀(호로)'과 '옛성'을 뜻하는 '고루'가 합쳐졌다는 설이 있다. 경기도 지역에서 조사된 고구려 관방유적 중 당포성, 은대리성과 함께 3대 평지성 중 하나다. 호로고루는 서울과 평양 사이, 임진강 일원에 세워진 성이기에 당시에는 굉장히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설명만 들으면 조금은 딱딱한 유적지로 보이지만, 실제로 찾아가면 생각이 달라진다. 호로고루는 푸른 초원에 둘러싸여 있어 언뜻 보면 작은 언덕이나 오름 같이 생긴 작은 성터다.

해바라기가 드넓게 펼쳐진 길을 따라 호로고루에 가까이 다가가면 터를 둘러싸는 벽돌과 언덕의 모양,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계단까지, 옹기종기 재미있고 독특한 요소로 넘쳐난다. 군사적 목적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호로고루는 강가 높은 언덕에 위치해 있다. 덕분에 계단을 올라 호로고루 정상을 밟으면 아래에 넓은 강가와 초원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호로고루는 또 일몰 포인트로도 유명하다.

철원과 포천을 거쳐 내려오는 한탄강 물줄기는 영평천을 만나 연천군 전곡읍을 휘감은 뒤 연천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탄천을 아우른다. 이윽고 군남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를 만나 비로소 임진강이라는 거대한 이름으로 파주를 거친 뒤 서해로 빠져나간다. 지난 2015년 한탄강 국가지질공원은 유네스코 실사를 거쳐 올 7월 세계지질공원으로 신규 확정됐다. 국내에선 제주도(2010년), 청송(2017년), 무등산권(2018년)에 이어 네번째로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임진강 주상절리 /사진=조용철 기자재인폭포 /사진=조용철 기자좌상바위 /사진=조용철 기자■한탄강, 국내서 4번째로 세계지질공원 지정
철원과 포천을 거쳐 내려오는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을 둘러보면 좌상바위와 아우라지 베개용암, 재인폭포와 만난다. 아우라지 베개용암이 있는 지역은 한탄강과 영평천이 만나는 지점이다. 아우라지 베개용암을 만나러 가는 길에 궁신교를 건너다 보면 왼쪽으로 거대한 암산이 하나 보인다. 높이만 60m에 이르는 좌상바위다. 궁평리 왼쪽에 있어 붙은 이름이라고 하는데 마을 오른쪽에 세운 장승과 함께 이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해왔다. 중생대 백악기 말, 적어도 6500만년 전 화산 활동으로 생긴 좌상바위는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화구가 반 정도 떨어져 나간 형태를 갖추고 있다.

베개용암이라는 이름도 꽤나 특이하다. 말 그대로 우리가 잠잘 때 쓰는 베개를 닮은 용암이라는 의미다. 용암이 해저에서 분출되며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내륙 강가에서 베개용암이 발견된 것은 세계적으로도 특이한 경우다. 한탄강 협곡을 따라 흐르던 용암이 이곳에서 영평천을 만나 급격히 식으면서 굳었다고 한다. 용암이 물과 닿는 부분이 둥글게 굳으면서 그 사이로 계속 용암이 흘러나와 지금의 모양을 만들어냈다.

아우라지 베개용암에서 6㎞ 남짓 떨어져 있는 재인폭포는 15분 정도면 충분하다. 연천에서도 손꼽는 관광자원답게 주차장과 스카이워크가 설치돼 있다. 재인폭포는 수십만년 전 화산 폭발로 용암이 한탄강을 적실 때 한탄강 지류 쪽으로 흘러든 용암이 용암호를 형성했고 이어 용암이 굳은 뒤 하천에 의해 침식되면서 폭포가 됐다. 특이한 것은 재인폭포가 생성될 당시부터 하천 상류로 무려 300m나 침식됐다는 점이다. 이를 두부침식 혹은 역행침식이라고 하는데 재인폭포의 침식 작용은 아직까지도 진행중이라고 한다. 검은 현무암 주상절리 아래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아름답기로 유명해 제주도 천지연폭포와 비견되곤 한다.한탄강 카약 /사진=조용철 기자비무장지대(DMZ)를 가로질러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임진강은 한탄강을 만나 더 큰 강줄기가 된다. 임진강이 합수하는 지점에서 임진강 주상절리와 만난다. 북한 평강군의 오리산에서 철원, 포천, 연천과 파주 율곡리 일대까지 거대한 용암대지를 만든 큰 규모의 화산 폭발이 있었다. 강을 따라 흐르던 용암이 넘치면서 들판을 뒤덮고 밀려 내려가던 용암이 역류했다. 이처럼 용암이 굳고 강물의 침식 작용으로 형성된 것이 주상절리다. 임진강 주상절리도 화산작용으로 생겨났다. 미산면 동이리 임진강 변에서 바라보는 임진강 주상절리는 연천의 주상절리 가운데서도 규모가 압도적이다. 두 강이 만나는 지점부터 임진강을 거슬러 수㎞에 이어진다. 임진강 주상절리는 임진적벽길이 지나는 구간으로 임진강변을 끼고 걷는 경관이 빼어나다. 과거에는 개성의 유명한 경치 8곳을 일컫는 '송도팔경'에 속하는 '장단석벽'이라고 해서 그 경치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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