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은 카지노, 사람 없는 컨벤션…라스베이거스 불이 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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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관광업종 직격탄으로 실업률 전국 최고
"예전 수준 관광객 회복하려면 수년 걸릴 수도 "
"예전 수준 관광객 회복하려면 수년 걸릴 수도 "
"작년 3월 코로나19로 일터가 셧다운 됐을 때 몇 주만 지나면 다시 직장으로 복귀할 것이고 별거 아니라고 믿었죠. 그러데 한 주가 더 지나고, 다시 몇 주가 지나면서 지금까지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어요."
브랜든 가이어(49)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메인 스트리트 스테이션 카지노에서 바텐더로 24년째 일해왔지만 지금처럼 1년 가까이 직장을 잃은 적은 처음이다. 아내와 두 자녀가 있는 그는 겨우 실업수당으로 버티고 있지만 직장이 다시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 속이 타들고 있다.
지나 무오이오(39)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열리는 가전쇼(CES)를 비롯한 각종 이벤트 전문 코디네이터다.
"하루 종일 분주하게 왔다갔다 했지요.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일했어요. 한 주에 60~80시간씩 일하는 것이 보통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수백 군데 이력서를 넣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어요. 집을 사려고 모아둔 돈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는데 그것마저도 바닥이 나고 있어요."
돈과 사람이 넘쳐나고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아래 흥청거리던 라스베이거스가 코로나19로 인한 관광객 감소와 영업중단으로 시름을 앓고 있다. 연초 CES를 비롯한 각종 컨벤션으로 사람들이 끊임없이 몰려와 돈을 쓰던 모습은 사라졌다. 올해 1월 11~14일 CES는 사상 처음으로 비대면 디지털 방식으로 치러졌다.
▲ 10억 달러를 들여 확장한 컨벤션센터 웨스트홀. 올해 여기서 개최하려던 CES는 디지털 방식으로 열렸다. [CNN]
지난해 1월 CES에는 17만 명이 몰렸고, 직접 소비만 1억7000만 달러에 달했다. 라스베이거스 경제 효과는 3억 달러에 달했지만 올해는 그저 썰렁하게 지나버렸다. 컨벤션센터 측이 10억 달러를 들여 확장한 웨스트홀에서 올해 야심차게 치르려던 CES는 물거품이 됐다.
지난해 CES기간에 호텔방값이 하루 400달러가 넘는 곳이 보통이었고 빈방을 찾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하루에 25~45달러 호텔방을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다. 미라지나 앙코르 등 상당수 카지노 호텔들은 고객이 없어 평일에는 아예 문을 닫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 라스베이거스는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렸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관광협회 스티브 힐 CEO는 "코로나 직전 10개월 중 7개월이 역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런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확신했었다"며 지금의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 월별 다른 대도시와 비교한 라스베이거스(맨 윗선)의 실업률 그래프. [CNN]
라스베이거스는 다양한 업종이 없고 거의 카지노나 관광 업종에 일자리가 몰려 있는 터라 실업자 숫자도 미국 대도시 중에서 가장 높다.
CNN이 노동부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4월에는 실업률이 34%까지 치솟았다가 다소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지난 11월 기준으로 11.5%로 전국 최고다. 실업자 대부분이 카지노, 관광, 콘퍼런스 종사자여서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 현지 분위기다.
관광경제학회 애덤 색스 회장은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느껴 관광이 예전처럼 회복되려면 2024년 이후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았던 라스베이거스가 그 이전 경제를 회복하는 데 9년이 걸렸다는 것이 현지 경제계의 진단이다.
라스베이거스의 경제를 살리는 젖줄이었던 컨벤션 산업도 이번을 기회로 많이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CES를 주최하는 소비자기술협회 관계자들은 "이번 팬데믹을 계기로 이벤트 산업의 혁신이 필요하게 됐다. 비즈니스 모델도 바꾸고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적용해야 한다. 앞으론 지금하고는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변화를 예고했다.
U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upinews.kr
브랜든 가이어(49)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메인 스트리트 스테이션 카지노에서 바텐더로 24년째 일해왔지만 지금처럼 1년 가까이 직장을 잃은 적은 처음이다. 아내와 두 자녀가 있는 그는 겨우 실업수당으로 버티고 있지만 직장이 다시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 속이 타들고 있다.
지나 무오이오(39)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열리는 가전쇼(CES)를 비롯한 각종 이벤트 전문 코디네이터다.
"하루 종일 분주하게 왔다갔다 했지요.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일했어요. 한 주에 60~80시간씩 일하는 것이 보통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수백 군데 이력서를 넣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어요. 집을 사려고 모아둔 돈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는데 그것마저도 바닥이 나고 있어요."
돈과 사람이 넘쳐나고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아래 흥청거리던 라스베이거스가 코로나19로 인한 관광객 감소와 영업중단으로 시름을 앓고 있다. 연초 CES를 비롯한 각종 컨벤션으로 사람들이 끊임없이 몰려와 돈을 쓰던 모습은 사라졌다. 올해 1월 11~14일 CES는 사상 처음으로 비대면 디지털 방식으로 치러졌다.
▲ 10억 달러를 들여 확장한 컨벤션센터 웨스트홀. 올해 여기서 개최하려던 CES는 디지털 방식으로 열렸다. [CNN]
지난해 1월 CES에는 17만 명이 몰렸고, 직접 소비만 1억7000만 달러에 달했다. 라스베이거스 경제 효과는 3억 달러에 달했지만 올해는 그저 썰렁하게 지나버렸다. 컨벤션센터 측이 10억 달러를 들여 확장한 웨스트홀에서 올해 야심차게 치르려던 CES는 물거품이 됐다.
지난해 CES기간에 호텔방값이 하루 400달러가 넘는 곳이 보통이었고 빈방을 찾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하루에 25~45달러 호텔방을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다. 미라지나 앙코르 등 상당수 카지노 호텔들은 고객이 없어 평일에는 아예 문을 닫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 라스베이거스는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렸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관광협회 스티브 힐 CEO는 "코로나 직전 10개월 중 7개월이 역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런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확신했었다"며 지금의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 월별 다른 대도시와 비교한 라스베이거스(맨 윗선)의 실업률 그래프. [CNN]
라스베이거스는 다양한 업종이 없고 거의 카지노나 관광 업종에 일자리가 몰려 있는 터라 실업자 숫자도 미국 대도시 중에서 가장 높다.
CNN이 노동부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4월에는 실업률이 34%까지 치솟았다가 다소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지난 11월 기준으로 11.5%로 전국 최고다. 실업자 대부분이 카지노, 관광, 콘퍼런스 종사자여서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 현지 분위기다.
관광경제학회 애덤 색스 회장은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느껴 관광이 예전처럼 회복되려면 2024년 이후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았던 라스베이거스가 그 이전 경제를 회복하는 데 9년이 걸렸다는 것이 현지 경제계의 진단이다.
라스베이거스의 경제를 살리는 젖줄이었던 컨벤션 산업도 이번을 기회로 많이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CES를 주최하는 소비자기술협회 관계자들은 "이번 팬데믹을 계기로 이벤트 산업의 혁신이 필요하게 됐다. 비즈니스 모델도 바꾸고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적용해야 한다. 앞으론 지금하고는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변화를 예고했다.
U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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